北간부, 최태원 회장에 "투자좀"...문정인 "거저먹을 셈이냐"
“대북투자, 어림없는 소리 말라 핏대 세웠다”
“시장 부합적 제도 없으면 투자 안돼…제재완화가 끝 아냐”
“대북투자, 어림없는 소리 말라 핏대 세웠다”
“시장 부합적 제도 없으면 투자 안돼…제재완화가 끝 아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시장 부합적인 제도를 갖춰야만 투자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지난 6일 인천 송도동 갯벌타워에서 열린 남북평화시대를 주제로 한 특별 강연에서 ‘북한이 외부자본을 일방적으로 국유화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제협력이 가능하냐’는 방청객 질문에 “북한이 시장 제도를 제대로 만들지 않고 그것을 실행할 능력도 없으면 누구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특보는 지난 9월 평양남북정상회담 당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북한에서 부부장직 하는 인물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저 앞에 데리고 가더니 ‘최 회장님이 이 부분을 잘 아신다고 하는데 좀 잘 봐달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 특보는 이어 “나는 그에게 가서 ‘무슨 털도 안 뽑고 통째로 먹으려고 그러냐, 투자 여건이 돼야 투자를 하는 것이지 그냥 돈 거저 달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하고 제재가 완화돼도 투자를 할까 말까한데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고 핏대를 세웠다”고 전했다.
문 특보는 대북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이 투명한 경제 통계를 만들고 시장 부합적인 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 제도를 만들면 그것을 움직이는 사람들인 기업가를 양성해야한다”며 “기업가도 없이 제도만 덜렁 갖다 두는 것은 사실상 죽은 경제나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또 문 특보는 “특히 합작 공공사업을 벌일 때는 투자자들의 사유재산을 100% 보장해주고 과실 손해금에 대해 확실한 제도적·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그 이전에는 기업들에게 (북한에) 가라고 해도 안 간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정부가 가라고 했다고 가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제 변화해야 한다. 비핵화 변화만이 아니라 시장체계가 들어가는 개혁개방도 필요하다”며 “그 이전에는 갈 수 없다. 제재만 완화된다고 가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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