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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카스테라·벌집아이스크림'…그 많던 프랜차이즈 어디로?


입력 2019.01.03 06:00 수정 2019.01.03 06:14        김유연 기자

이색 디저트 열풍…'반짝 아이템' 확산

빠른 폐업 '우려'…장기적인 안목 필요

이색 디저트 열풍…'반짝 아이템' 확산
빠른 폐업 '우려'…장기적인 안목 필요


지난해 6월 제40회 부산 프랜차이즈산업 박람회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 예비 창업자들의 모습.ⓒ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 "디저트 시장이 뜨면서 대왕카스테라, 벌집아이스크림 매장 앞에 줄지어 섰던 사람들이 지난해 말에는 핫도그집 앞으로 몰렸어요. 결국 대왕카스테라와 벌집아이스크림 매장은 문을 닫게 됐죠. 최근 반짝 유행하고 문을 닫는 가게들이 많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어요."

창업을 준비 중인 A씨는 상권 분석을 위해 몇 달째 서울 신촌 거리에 나서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거리 분위기, 반짝 상권에 A씨는 창업 아이템을 결정하지 못해 몇 달째 오픈을 미루고 있다.

국내 외식업계 이색 음식점 창업 열풍이 거세다. '소확행'이라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이색 디저트 시장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시적 유행을 따르는 '반짝 아이템'은 빠른 폐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단일화된 메뉴는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외식 프랜차이즈에 밀릴 수 밖에 없어 오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2일 국내 한 프랜차이즈 컨설팅업체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본부 수는 4097개로 집계되는 가운데 7년 이상 프랜차이즈 본부를 운영해온 본부수는 934개로 전체의 22.8%에 불과했다.

외식업계가 진입장벽이 낮아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 있지 않거나 아이템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쉽게 가맹사업에 뛰어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대왕카스테라, 벌집 아이스크림, 슈니발렌, 와인삼겹살, 쌀핫도그 등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을 뜨겁게 달궜지만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브랜드들이다.

대왕카스테라는 2016년 말부터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지난해 초 전국 가맹점 수가 우후죽순 불어나며 전국을 카스테라 열풍으로 물들였다.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30개에 달하던 카스테라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식용유 사용 논란'에 휩싸이며 현재 10개 미만으로 대폭 줄었다.

수제 아이스크림 위에 토핑으로 벌꿀집을 통째로 올려주는 벌집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도 종족을 감췄다. 2014년 벌집아이스크림 인기에 힘입어 비슷한 콘셉트의 소프트아이스크림 전문 프랜차이즈까지 다수 등장했다. 그러나 벌집에 양초 성분인 파라핀이 함유돼 있다는 보도 이후 급격히 사양길에 들어섰다.

'망치로 부숴 먹는 과자' 슈니발렌도 열풍이 불 당시에는 개당 3500원짜리 과자를 사기 위해 매장 앞에 줄 서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곤 했다. 없어서 못 팔던 슈니발렌의 인기는 빠른 속도로 사그라 들었다.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끈 아이템은 '반짝 아이템'으로는 손색이 없지만 장기 창업 아이템으로는 불안정하다는 지적이다. '반짝 아이템'을 내세운 창업도 문제지만,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단일화된 메뉴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창업시 유행 아이템으로 반짝 떴다가 사라지는 브랜드보다 다년간 지속돼 오며 검증된 브랜드나 아이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B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들은 창업시장의 뜨는 프랜차이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면서 "하지만 반짝 유행하는 창업 아이템은 피하고 계절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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