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재민 잠적 보도 직전까지 "폭로할 사안인가" 비판
야당은 "민주당이 젊은 전직 사무관 사지로 몰아" 맹비난
민주당, 신재민 잠적 보도 직전까지 "폭로할 사안인가" 비판
야당은 "민주당이 젊은 전직 사무관 사지로 몰아" 맹비난
3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뒤 잠적하는 소동이 벌어지면서 그를 공개 비판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역풍 위기에 처했다.
신 전 사무관이 생명에 지장 없이 구조됐지만, 정부여당은 그를 극단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 전 사무관은 정부가 KT&G 사장교체를 시도하고 적자국채 발행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돈을 벌기 위해 폭로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진의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홍익표 수석대변인), "술자리 이야기감도 안 되는 얘기가 어떻게 운영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느냐"(김종민 의원)고 했다.
또 "이 사람 동영상 화면 위에 학원 광고가 떠 있다"(서영교 의원), "스타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 메가스터디에 들어간 사람"(박범계 의원)이라며 원색 비판했다.
손혜원 의원은 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 전 사무관을 비난하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했다. 글이 삭제된 시점은 신 전 사무관의 잠적 소식이 알려진 이후였다.
손 의원은 "신재민은 진짜로 돈!!!을 벌러 나온 것이다. 신재민에게 가장 급한 것은 돈!!! 이다"라며 "일확천금을 꿈꾸며 이 방법(폭로)을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핵심 증인이었던 고영태를 '의인'이라고 했던 인물이다.
그는 "(신 전 사무관이) 나쁜 머리 쓰며 의인인 척 위장하고, 순진한 표정을 만들어 내며 청산유수로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며 "지속적으로 한곳을 쳐다보지 못하고 계속 눈을 아래로 내리는 것을 보면 지은 죄가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의 잠적이 보도되기 전까지만 해도 문제를 그의 잘못으로 돌렸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하는 것은 너무나 정상적인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며 "(폭로할) 그런 사안인가 오히려 묻고 싶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 구조된 이후에야 "경찰 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발견되어 안심이다. 신 전 사무관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야당이 민주당을 비판하는 논평을 내자 "신재민씨의 극단적 시도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려고 한다"며 "당사자와 가족에게 다시금 상처를 주는 일로,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 자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신 전 사무관의 호소에는 꿈쩍하지 않다가 여론의 비판에 직면할 위기에 처하자 뒤늦게 대응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이같은 여권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자유한국당은 3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을 깎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젊은 전직 사무관을 사지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성토했다.
바른미래당도 "신 전 사무관의 폭로는 촛불과 신적폐의 싸움"이라며 "촛불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농락하고 능멸하는 정권에 대한 저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유서에서 "(다들) 제가 부족하고 틀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문재인) 정부라면 최소한 제 내부고발 목소리를 들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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