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물병 논란, 정녕 뛸 자리 없나
후반전 교체 불발에 물병 걷어차
손흥민, 지동원 등 선배들에 밀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결국 이승우가 폭발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서 3연승을 기록하며 중국을 끌어내리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이 완승을 거둔 이날 이승우는 공이 아닌 물병을 걷어찼다. 교체 출전을 대비해 그라운드 한쪽에서 몸을 풀고 있던 이승우는 그만 풀고 돌아오라는 벤치의 신호가 나오자 물병을 걷어차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승우는 애초 아시안컵에 나서는 벤투 감독의 구상에는 없었다.
앞서 벤투호 1,2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승우는 10월 2차례의 평가전에서는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치른 A매치 6경기서 그의 출전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하다.
11월 A매치 소집 명단에는 들어가지도 못했다. 대표팀 소집시에 훈련 과정이나 선수 구성을 봤을 때 이승우가 벤투 감독의 성에는 차지 않았다는 의미다. 결국 이승우는 최초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탈락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극적으로 아시안컵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공격수 나상호가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벤투 감독은 대타로 이승우를 선택했다. 선발 당시에는 이승우가 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도약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시점이라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컸다.
무엇보다 중국전은 이승우가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이재성은 부상이 완치 되지 않아 출전이 어려웠고, 손흥민은 계속된 강행군으로 체력 안배가 필요했다.
그러나 끝내 벤투 감독은 이번에도 이승우를 외면했다. 벤투 감독은 중국을 맞아 2선을 황희찬-손흥민-이청용으로 꾸렸다.
후반 25분에는 황의조를 빼고 지동원을 투입했고, 후반 35분이 되자 이청용 대신 주세종을 투입했다. 그리고 마지막 교체카드는 손흥민을 대신해 구자철을 넣었다.
아시안컵 공격, 미드필더 자원 가운데 아직 그라운드를 1분도 밟지 못한 선수는 이승우가 유일하다. 어쩌면 이번 대회 그라운드를 누비는 이승우의 모습은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일단 벤투 감독은 웬만해선 파격적인 선수기용은 하지 않는다. 교체 패턴도 어느 정도 정해져있다. 공격에서는 지동원, 미드필더 자원 중에는 주세종이 교체 1순위다.
여기에 16강 토너먼트부터는 지면 탈락이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한 상대들이 등장한다. 실험과 체력 안배보다는 매 경기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어 베스트 라인업이 경기 내내 가동될 것이 유력하다.
부상 회복 중인 이재성이 돌아오면 이승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공 대신 물병을 걷어찬 것은 현재 이승우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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