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홈런으로 화답 ‘최고령’ 박한이의 보은
롯데와 원정경기서 대타로 출전해 2홈런
지난해 FA 자격 포기로 영원한 삼성맨 선택
삼성 박한이(40)가 최고령 만루홈런으로 베테랑의 품격을 제대로 선보였다.
삼성은 2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서 홈런 8방을 앞세워 23-4 대승을 거뒀다.
삼성의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박한이다. 이날 박한이는 지명타자 김동엽 대신 대타로 들어서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5타점은 김헌곤과 함께 이날 경기 팀 내 최다 타점이었다.
박한이는 5회 첫 타석에서 바뀐 투수 오현택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회 볼넷을 고른 박한이는 8회 이인복을 맞아 좌측 담장을 향해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역대 최고령 만루 홈런이었다.
세대 교체가 한창인 삼성에서 박한이의 입지는 그리 넓지 않다. 하지만 박한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 기회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앞서 박한이는 지난 시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얻었으나 선수 스스로 권리를 포기했다. 자신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박한이가 목돈을 거머쥘 기회였던 FA 권리를 포기한 이유는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기 위해서였다. 즉, 돈보다 삼성 유니폼이라는 명예를 택한 박한이다. 이에 삼성은 박한이에게 2억 5000만 원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연봉을 안겨주며 은퇴할 때까지 동행할 것을 약속했다.
KBO리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요청한 일명 ‘이용규 사태’로 몸살을 겪었다. FA 계약을 했음에도 뚜렷하지 않은 이유로 팀을 떠나려는 선수에게 소속팀 한화는 무기한 활동정지라는 철퇴를 가했다.
이와 비교하면 박한이의 헌신은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그에겐 돈보다 삼성 선수라는 자부심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삼성 구단 역시 선수의 뜻을 받아들여 훈훈하게 황혼기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어느덧 프로 19년차가 된 박한이는 올 시즌 투, 타 최고령 선수다. 더불어 LG 박용택과 함께 단 둘뿐인 70년대생 선수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나이가 말해주듯 지난해에 이어 수비 대신 지명타자 또는 대타가 박한이에게 주어진 임무다. 베테랑의 품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박한이가 레전드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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