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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KB금융 부동산 투자 '광폭행보'


입력 2019.03.29 06:00 수정 2019.03.29 06:02        부광우 기자

지난해 말 보유 투자부동산 2조1198억…1년 새 1조2813억↑

경쟁 금융지주 규모 압도…불투명한 시장 상황 속 결과 눈길

지난해 말 보유 투자부동산 2조1198억…1년 새 1조2813억↑
경쟁 금융지주 규모 압도…불투명한 시장 상황 속 결과 눈길


국내 4대 금융지주 투자부동산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KB금융그룹의 투자부동산이 1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나면서 단숨에 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대형 금융지주들의 투자부동산이 1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과 비교하면 단연 큰 규모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와중 투자의 활로를 찾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KB금융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투자부동산은 총 3조6838억원으로 1년 전(2조6047억원)보다 41.4%(1조79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부동산은 이름 그대로 투자 목적이나 비영업용으로 소유하는 토지와 건물, 기타 부동산을 가리키는 말이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KB금융의 부동산 투자 확대가 가장 눈에 띄었다. KB금융의 투자부동산은 2조1198억원으로 같은 기간(8385억원) 대비 152.8%(1조2813억원) 급증했다. 이는 조사 대상 금융지주들의 전체 투자부동산 보유량의 57.5%에 이른다. 즉, 4대 금융지주의 전체 부동산 투자 중 절반 이상이 KB금융 한 곳에 쏠려 있다는 얘기다.

KB금융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부동산 금액이 늘어난 주요인은 증권과 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펀드 확대"라며 "이는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금융지주들의 투자부동산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었다. 그 규모도 KB금융과 비교하면 한참 적은 수준이었다.

신한금융의 투자부동산은 4183억원에서 4748억원으로 13.5%(565억원) 늘긴 했지만 여전히 4000억원 대에 머물렀다. 올해 우리금융으로 간판을 바꿔 단 우리은행의 투자부동산은 3713억원에서 3781억원으로 소폭(1.8%·68억원) 증가에 그치며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나금융은 도리어 9766억원에서 7111억원으로 투자부동산이 27.2%(2655억원)나 감소했다.

이처럼 대부분 금융지주들이 최근 들어 부동산 투자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는 우선 달라진 금리 움직임이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 이어져 온 저금리 흐름에 균열이 생기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리가 지속된 반대급부로 부동산 시장은 다른 투자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려왔는데, 이제 그 흐름이 반전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장기간 지속되던 글로벌 저금리 기조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연히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16년 이후부터 수차례 상향을 거쳐 지난해 12월에는 기준금리를 2.25~2.50%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 과정 속에서 미국에 기준금리를 추월당하자 한국은행도 지난해 11월 금리를 1.75%로 올려 잡았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에 움츠러들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거래 억제책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시장은 어느 정도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부동산 시장이 꺾이지 않더라도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랜 동안 이어진 저금리에 변화가 생기면서 부동산 투자의 선호도가 예전보다 못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소매가 아닌 대형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에 대한 금융사의 부동산의 투자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 경우 대형 리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리 부담이 문제"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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