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낸드 매출 각각 26.1%, 23.8% 감소
삼성·SK하이닉스 직격탄...인텔 1위 유지
D램·낸드 매출 각각 26.1%, 23.8% 감소
삼성·SK하이닉스 직격탄...인텔 1위 유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올해 1분기 10년만에 최악의 상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불황의 지속으로 업체들이 전년대비 크게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인텔은 2분기 연속 1위를 유지했다.
29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1분기 반도체 매출은 1012억달러(약 120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1162억달러) 대비 12.9%나 줄었다. 이는 분기 매출 기준으로 지난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하락은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올 1분기 메모리반도체 전체 매출은 지난해 4분기 대비 약 25% 급락했다. 같은기간 D램은 26.1%, 낸드플래시는 23.8%씩 매출이 감소했다. 수요 감소 속 재고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메모리를 제외하면 1분기 감소 폭은 4.4%에 그쳤을 것이라는게 IHS마킷의 설명이다.
메모리반도체 악화는 이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큰 타격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34.6% 감소한 121억7100만달러로 상위 10위권 업체 중 가장 낙폭이 컸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6.3% 감소한 59억6000만달러에 그쳤다. 3위 자리는 유지했지만 톱 10 업체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메모리 톱 3 업체로 꼽히는 4위 마이크론(55억7800만달러)도 전년대비 22.5%나 감소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가 주력인 인텔은 톱 10 업체 중 가장 낮은 감소폭으로 2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인텔은 1분기 매출로 157억8800만달러로 전년동기(158억3700만달러)에 비해 0.3% 감소로 선방하며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로부터 탈환한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했다. 인텔은 전체 매출 중 메모리반도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 미만이어서 메모리 업황 악화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다만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은 PC, 엔터프라이즈 및 클라우드 부문의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로 인해 침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IHS마킷은 지적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업계 순위는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인피니온테크놀로지(22억4200만달러)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20억7600만달러)가 전년동기 대비 감소율이 각각 0.6%와 6.7%에 그치면서 10위에서 8위로, 11위에서 9위로 톱 10 진입에 성공한 것이 눈에 띌 정도였다.
이 밖에 브로드컴(46억7400만달러)·퀄컴(37억5300만달러)·텍사스인스트루먼트(35억1300만달러) 등은 5~7위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용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호조로 매출이 급성장한 엔비디아는 올 1분기 매출(20억3000만달러)이 전년동기 대비 23.7% 감소하면서 톱 10 업체 중 세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이면서 한 계단 하락한 10위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IHS마킷은 "암호화폐가 급감하고 AMD가 GPU를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추진하면서 엔비디아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면서 엔비디아 실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반도체 업황 불황으로 톱 10 업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톱 10 업체들의 올 1분기 매출은 577억8500만달러로 전체 시장(1011억8400만달러)의 57.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59.7%에서 2.6%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톱 10 업체들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 감소율(16.7%)이 그 외 업체들(7.4%)에 비해 2배 가량 높았던 것이 비중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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