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여주 이포보 가는 길에 이천 부악문원 찾아
보수 성향의 문단 거장…박명재 의원 만남 주선
비공개 차담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화두
黃, 여주 이포보 가는 길에 이천 부악문원 찾아
보수 성향의 문단 거장…박명재 의원 만남 주선
비공개 차담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화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성향의 문단 거장 이문열 작가를 만나 박근혜정권 시절 '옛 보수'의 행태에 관한 쓴소리를 들었다.
황 대표는 8일 오전 '4대강 보 파괴'에 반대하기 위해 여주 이포보로 가는 길에 이천 마장면 장암리에 들러 설봉산 자락에 위치한 이문열 작가의 문학사숙 부악문원을 찾았다.
이문열 작가는 '금시조'로 동인문학상, '황제를 위하여'로 대한민국문학상, '영웅시대'로 중앙문화대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이상문학상, '시인과 도둑'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한 우리 시대의 대문호다.
김대중정권 시절 일부 시민단체의 행태를 '홍위병'이라 비판하면서 좌파 진영의 타겟이 돼 책 장례식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으며, 이후 보수 성향을 드러내며 지난 2004년 '탄핵 역풍'으로 인한 한나라당의 위기 때 공천심사위원을 맡아 '물갈이'에 일조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이전까지 이 작가를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었으며 개인적인 인연도 없지만, 이번 만남은 이 작가와 고등학교 동창으로 친분이 두터운 박명재 의원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작가를 처음 만난 황 대표는 "나도 중학생 때는 문학 소년"이라며 흠모의 뜻을 나타내자, 이 작가는 "허허허"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황 대표가 예전 '학원' 잡지에 시를 써서 응모해 3등으로 우수상을 받았던 일을 떠올리자, 이 작가는 "능력이 있으시다"고 덕담했다.
이후 두 사람은 약 1시간 가량 비공개로 차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는 황 대표가 국무총리와 법무장관을 맡았던 박근혜정권 시절 보수 진영 일각의 잘못된 행태들이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가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거론하며,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게 어디 있느냐고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예술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었겠지만, 서투르게 한 결과 역효과가 나면서 되레 보수 진영만 손해를 봤다고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도 차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과 만나 "(이 작가가) 지난 9년의 보수정치에 있어서 아쉬웠던 점을 말씀하셨는데 다 귀한 말씀"이라며 "우리 (보수)가 국정을 책임진 자리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아쉬웠다는 말씀을 했는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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