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금? 다저스 로버츠 감독, 우승 시 백악관행 ‘거부’ 의사
'LA 타임스' 로버츠 감독 의사 보도
유색인종 코라 감독과 같은 맥락 분석
류현진(32·LA 다저스) 소속팀 감독인 데이브 로버츠가 올 시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더라도 백악관 초대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9일 ‘LA 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시 백악관 방문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선 (월드시리즈)우승을 해야 한다"면서도 "(백악관이 있는)워싱턴 D.C.에는 원정경기를 치르러 가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A 타임스’는 “로버츠 감독이 올 시즌에는 기필코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백악관 초대를 거절하는 상황을 꿈꾸고 있다”고 해석했다.
백악관은 매 시즌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을 초청하는 전통을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 색채가 짙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유색인종 선수들의 참석 거부가 잇따르고 있다.
다저스 감독 중 최초의 유색 인종인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다저스는 2시즌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컵에 앞에서 돌아서야 했다.
커쇼가 태어난 해인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반지를 끼지 못하고 있는 다저스는 2017, 2018년 모두 월드시리즈에서 패퇴했다. 로버츠 감독은 “나의 목표는 오직 월드시리즈 우승”이라고 말할 정도로 절실하다.
올 시즌 역시 NL 서부지구 1위(MLB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위와 같은 질문과 상황이 현실에서 펼쳐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는 의미다.
백악관행 거부 의사를 내비친 것을 놓고 현지에서는 로버츠 감독이 ‘유색인종’ 출신임을 거론한다. 로버츠 감독은 주일미군 해병대 출신 흑인 아버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지난 시즌 다저스를 밀어내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 선수단은 5월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 방문했는데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알렉스 코라 감독을 비롯한 유색 인종 선수 대부분이 불참했다. 로버츠 감독의 불참 의사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다른 쪽에서는 흥미로운 분석도 내놓고 있다. MLB 팬들은 “로버츠 감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앙금이 남았다”는 우스갯소리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LA다저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 6-9 역전패 당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츠 감독의 투수 운용을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감독이 거의 7이닝 동안 상대를 압박한 투수 리치 힐을 내리고, 긴장하고 있는 불펜 투수를 기용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4점 리드가 사라졌다”며 “감독들은 항상 엄청난 실수를 한다”며 비판했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양키스의 열렬한 팬으로도 유명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