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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까지 조롱한 '한국패싱'...美는 "중재 없다" 못 박아


입력 2019.08.05 01:00 수정 2019.08.05 06:00        이슬기 기자

中 매체들, “한국이 美에 도움 청했는데 중재 않았다”

美 고위 당국자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 없다”

中 매체들, “한국이 美에 도움 청했는데 중재 않았다”
美 고위 당국자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 없다”


2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요미우리 신문 2일 오후 태국 방콕에서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요미우리 신문

과거사 문제에서 시작된 한일 갈등이 ‘안보 우방국’을 의미하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로까지 확전하자 중국이 이를 조롱하고 나섰다. 중국 매체들은 비판의 초점을 미국에 맞췄지만, 미국에 끊임없이 중재를 요청해온 한국 역시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

환구시보, 신화사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3일 한일 양국이 서로를 ‘친구에서 삭제했다’며 미국의 중재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맹주가 싸움을 말리지 않아 한국이 실망하다’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이 수차례 미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시종일관 팔짱만 낀 채 적극적인 중재도 하지 않고 사태 악화를 방관했다”고 썼다.

신화사는 ‘한일 관계는 어디로 가나’란 보도에서 미국이 한일 갈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미국이 한일 관계에서 강조하는 건 자신만의 전략적 일이지, 한일의 역사나 영토 문제에서의 시비를 따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 측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양국 외교장관을 만난 뒤 사실상 한일갈등 중재의 뜻이 없음을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일 저녁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이 끝난 뒤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대답 없이 미소만 지어 보였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나아가 한미일 회담이 끝난 뒤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은 중재나 조정에 관심이 없다”며 “미국이 관여하고 있지만 중간에 들어가는 건 긍정적이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더는 미국의 중재를 기대하기보다 한국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일 갈등이 통상 보복으로 격화할 조짐을 보이자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은 이미 미국과 상당 부분 협의가 끝났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는데, 갈수록 이 분석이 맞아 떨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감정적인 대응을 참고 국익을 증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미국 등 다른 나라가 어떻게 할지를 따져보기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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