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류현진, 치고 올라온 디그롬...사이영상 구도 출렁
양키스전 7실점으로 1점대 평균자책점 깨져
무너지는 사이 디그롬 후반기 무서운 폭주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자랑하던 류현진(32·LA 다저스)이 2경기 연속 무너지면서 NL 사이영상 구도가 급격하게 출렁이고 있다.
류현진은 24일(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예상 밖의 최악 투구로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볼과 밖으로 나가는 볼이 확연하게 드러났던 애틀랜타전(5.2이닝 2피홈런 4실점)에 이어 이날 양키스전에서도 제구가 아쉬웠다.
류현진은 4.1이닝 9피안타(3피홈런) 7실점, 시즌 최악의 투구로 패전투수(12승4패)가 됐다. 한 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맞은 것은 쿠어스필드 이후 처음이다. 만루홈런은 데뷔 이래 처음 맞았다.
7실점은 앞선 홈 77.2이닝 동안의 실점과 같다. 시즌 최다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2.00으로 치솟았다. 평균자책점은 지난 5월8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
양키스가 MLB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는 타선을 보유했다고는 하지만, ‘홈 극강’ ‘NL 사이영상 후보’ 류현진으로서는 충격적인 내용과 결과다. 최악의 피칭으로 유력했던 NL 사이영상 수상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뉴욕 포스트'는 경기 후 "류현진과 맥스 슈어저(35·워싱턴 내셔널스), 제이콥 디그롬(31·뉴욕 메츠)이 펼치는 NL 사이영상 경쟁은 이제 접전 양상을 띠게 됐다"고 분석했다.
슈어저는 등 통증으로 인해 한 달 가까이 쉬었지만 건강하게 돌아왔다. 슈어저는 2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복귀해 4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21경기 9승5패를 기록 중인 슈어저는 부상 탓에 소화한 이닝(138.1)은 적지만 평균자책점 2.41(2위) 탈삼진 192개(2위)를 기록 중이다.
부상으로 이탈했던 슈어저 보다 디그롬의 상승세가 더 위협적이다. 류현진이 2경기 5피홈런 11실점, 방어율이 1.45에서 2.00까지 치솟은 사이 지난 시즌 NL 사이영상 수상자 디그롬의 후반기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
디그롬은 류현진이 양키스 타선에 뭇매를 맞은 지난 24일 애틀랜타전에서 7이닝 13탈삼진 1실점 호투로 류현진과의 평균자책점 차이를 좁히고, 이닝(162)과 탈삼진(207) 부문에서 류현진(152.2이닝/133개)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한때 3.32까지 올라갔던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2.56(4위)까지 끌어내렸다.
26경기 8승(7패)에 불과하지만 디그롬은 지난 시즌 10승 고지만 밟고도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디그롬의 후반기 상승세는 류현진 보다 더욱 무섭다. 디그롬은 8경기 52이닝 4승 평균자책점 1.04 탈삼진 69개다. 탈삼진, bWAR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1위다.
류현진이 2경기에서 무려 11실점으로 무너지면서 1점대 평균자책점은 깨졌지만, 여전히 1점대 평균자책점 진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다. 즉, 여전히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다.
그러나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지 못한다면 사이영상에서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요소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것이 없는 류현진은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정규시즌 선발등판 5~6경기 남겨놓고 있는 류현진으로서는 지난 2경기 이전에 보여줬던 절정의 투구가 절실하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