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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총선승리 길은?…'성찰' 공감대 속 방법론 '백가쟁명'


입력 2019.09.25 02:00 수정 2019.09.25 05:18        정도원 기자

'보수정당,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토론회

조경태 "보수도 아직 정신 못 차린 분 많아

공정·정의사회 위해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보수정당,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토론회
조경태 "보수도 아직 정신 못 차린 분 많아
공정·정의사회 위해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24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수정당,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여건 속에서, 보수 정당이 부활해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박근혜정권의 외교·안보정책 성찰 △탄핵 문제 정리 △좌파와 호남의 동맹 해체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 오후 의원회관에서는 퍼스트코리아국민운동본부 주최로 '보수정당,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자유한국당 조경태 수석최고위원과 정종섭 의원,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주대환 전 바른미래당 혁신위원장, 이신범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전영준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사람들을 만나면 다들 '정권을 끌어내려야 한다''스톱시켜야 한다''다음 총선에서 이겨 정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울분에 북받쳐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어떻게'라는 고민이 없다"고 토론회 주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격려사를 한 조경태 수석최고위원은 "가식과 위선 뿐인 문재인정권에 많은 분들이 실망하며 돌아서고 있다"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잘해야 하는데, 진보라 하는 분들 뿐만 아니라 보수라 하는 분들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분들이 너무 많다"고 탄식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정권은 안보를 제대로 챙겼느냐"며 "20~30대 젊은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인데, 보수정권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성 위에 제대로 된 집을 지어야지, 반성도 안됐는데 집을 지으면 와르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정권이 다시 탄생하려면 지난 과오를, 지난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자성했다.

"박근혜의 중국 '전승절' 참석은 외교참사
친중반일 외교정책으로 미국·일본 경악해
잘못됐던 정책 비판하고 그늘에서 벗어나야"


우파적 관점에서 보는 지난 보수정권의 외교·안보정책 문제점은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가 발제했다.

고성혁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 전승절에 참석했는데, 이것은 도저히 일어났어서는 안될 외교참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쑥덕거리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같은 민족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해석의 여지라도 있지만, 이것은 해석의 여지도 없다. 문재인정권만 비판하기 꺼려지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에 대해 고 대표는 "한미일 동맹을 통해 우리가 국가의 기본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데, 중국 편에 서겠다는 메시지였다. 미국도 경악하고 일본도 경악했다"며 "박근혜정권의 외교정책은 친중반일(親中反日)"이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86운동권이야 자신들의 역사관·가치관에 따르면 양키는 북한을 무찌른 '원쑤'고 일본은 제국주의자이니 반미반일이 맞지만, 우파는 절대 그렇게 하면 안됐는데 박근혜정권은 그렇게 했다"며 "우파가 박근혜정권의 잘못된 정책을 정확하게 비판하고 그늘에서 벗어날 때, 우파 집권의 첫 단추가 끼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 언제까지 '세모'로 갈 수는 없는 일
극단적 시각들은 같은 당에 담아낼 수 없다
일부는 흩어져야 되레 총선서 도움될 수도"


보수 진영에서 가장 예민한 문제인 '탄핵' 문제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문 대통령과 민주당으로부터 이반하는 중도 민심을 받아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은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이야기하지 마, 그거 이야기하면 당 깨져' 이렇게 해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저쪽은 언제든 탄핵불복당으로 (한국당을) 낙인찍을 준비가 돼 있다. 이것을 벗어나려면 황교안 대표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세모'로 가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이론에 '정당일체감'이라는 게 있다. 지지 정당을 바꾸는 이유는 그 정당에 더 이상 내가 일체감을 못 느끼기 때문"이라며 "'조국 문제'가 나오니 민주당의 지지율이 빠지지만, 한국당으로 반사적으로 가는 것은 (정당일체감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탄핵' 문제와 관련해 완전히 생각이 극단적으로 다른 세력은 굳이 통합하려 할 게 아니라 나뉘어져 총선을 치르는 게, 역대 사례로 볼 때 범보수 진영의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설이 상정됐다.

전영준 공동대표는 "보수정당이 부활해 내년 총선에서 151석을 넘겨야 문재인정권을 심판할 수 있고, 종북화를 막아낼 수 있다"면서도 "탄핵에 대한 극단적인 시각이 있는 사람들은 하나의 당에 담아낸다는 게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황 대표가 말한 '보수우파가 통합해야 한다'는 말은 맞다.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는 통합해야 한다"면서도 "생각이 다른 사람은 흩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총선 전략으로 분진합격(分進合擊)을 제안했다. 그는 역대 총선 사례를 들어 "1987년 대선 이후 총선이 여덟 번 치러졌는데 흩어져서 다섯 번 이겼다. 2008년도에는 흩어졌더니 다 합하면 200석도 넘었다"면서도 "뭉쳤을 때는 두 번 졌다. 2004년·2016년 총선을 졌다"고 지적했다.

"호남 저개발은 좌파 오피니언 리더들 때문
文정권은 좌파와 호남의 결합으로 만든 정권
우파의 과제는 좌파와 호남의 분리가 돼야"


다만 '탄핵' 문제를 짚고 넘어간다거나 보수정당이 각자 나뉘어져 각개약진한다는 신(新)이론 외에, 보수 내부의 분열적 요소를 짚어내기보다는 현 정권에 맞서 모두가 함께 뭉쳐싸워야 한다는 전통적인 이론에 기반한 주장도 나왔다.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당장 이 나라를 망하게 할 것 같은 이 정권을 빨리 무너뜨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보수정당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집중하기보다는, 이 시대착오적인 정권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를 오늘 논의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제안했다.

그 구체적인 방법론으로는 "문재인정권은 좌파와 호남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라며, 좌파와 호남을 분리하는 게 우파의 과제라는 제안이 나왔다.

주동식 제3의길 공동대표는 "많은 호남분들이 호남의 저개발에 분노하고 항의하는데, 막상 개발하려고 기업이 투자하려 하면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심각한 문제고 이율배반적"이라며 △LG CNS의 새만금 투자 불발 △롯데쇼핑의 전주종합운동장 부지 재개발 불발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삼성 취직 금지 발언 등을 들었다.

주 대표에 따르면 전북의 '30년 숙원사업'인 새만금에는 LG CNS가 3800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팜 단지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 등의 단체가 몰려와 머리띠 둘러매고 극렬하게 항의하는 통에 사업투자 제안이 철회됐다.

또, 3만 평 전주종합운동장 재개발은 롯데쇼핑이 절반의 부지에 백화점·호텔을 짓고, 나머지 절반의 부지에는 국비를 받아 컨벤션센터를 지으며 야구장은 외곽의 월드컵경기장 옆으로 옮겨짓기로 했는데, 시장이 "전주시민의 소중한 땅을 재벌에게 넘겨줄 수 없다"고 반대해서 미뤄지다가 국비예산 지원이 취소되는 바람에 백지화됐다는 설명이다.

주 대표는 "이런 일들이 호남 내의 좌파 오피니언리더들에 의해 정당화되고 있다"며, 호남의 평범한 지역민들도 어떤 관점에서 보면 '좌파와의 동맹'에 따른 피해자들이기 때문에 우파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비판·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정권은 좌파와 호남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정권이다. (호남이 좌파에 종속돼 있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파의 집권은 어렵다"며 "우파의 과제는 좌파와 호남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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