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의 지속적인 협의 요청에 묵묵부답…중계 무산 불가피
文대통령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언급 1주일 만에 교류 파행
北, 南의 지속적인 협의 요청에 묵묵부답…중계 무산 불가피
文대통령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언급 1주일 만에 교류 파행
대한민국과 북한의 축구대표팀이 오는 15일 평양에서 맞붙는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 경기에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북한 측의 묵묵부답으로 인해, 응원단 파견은 물론 TV로 중계를 시청할 수 있을지 여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예선전 협의와 관련해서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했다”며 “이렇게 회신이 없었던 점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계속해서 북한의 입장을 타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8월부터 북한축구협회를 향해 방송기자단·응원단 등의 방북을 요청해 왔지만 회신이 없었다. 사실상 원활한 중계 및 취재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협회는 “선수단 이외의 방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마지막까지 협조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지속적으로 경색 되어온 남북관계의 영향이 체육행사에까지 미치며 관계가 향후 더욱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지금의 상황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대북 정책의 일환으로 체육을 통한 남북 관계의 개선을 줄곧 강조해 왔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전국체육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도 “남북 간 대화가 단절되고 관계가 어려울 때, 체육이 만남과 대화의 문을 열었다”며 “체육인들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개최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발언했다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뜬구름 같은 주장만 내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체육교류 요청에는 침묵하면서 대남 비난 이어가
"우리가 굉장히 얕보인 것"
북한은 체육교류 요청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는 한편 한국의 군사 활동과 관련해서는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변함없는 대결 흉심을 드러낸 도발 광대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난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있었던 F-35A의 공개비행을 비난했다.
신문은 “이것은 심상치 않은 사태이다.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 반공화국대결소동을 연이어 벌려놓고 적대행위에 열을 올린 것은 우리에 대한 고의적인 엄중한 정치적도발이다”라며 “남조선당국이 아무리 ‘화해’와 ‘평화’를 떠들어도 외세를 등에 업고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결하려는 흉심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리가 굉장히 얕보인 것이다. 눈앞에 다가온 축구경기의 실무적인 협의 요청은 무시하며 우리의 정례적 군사 활동을 두고는 강하게 비판하지 않는가”라며 “그 누구도 현 정부의 대북·외교정책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어떤 복안인지를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