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불출마 결정…법사위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
연이은 초선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 ‘심란’ ‘충격’ 반응
“총선 불출마 결정…법사위 하루하루 지옥 같았다”
연이은 초선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 ‘심란’ ‘충격’ 반응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의혹에 대한 질의가 쏟아진 2019년도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표창원 의원은 24일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오랜 고민과 가족 회의 끝에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당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지 약 열흘 만이다.
표 의원은 이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며 “20대 국회 구성원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반성과 참회를 해야 한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철희 의원은 지난 15일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다”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법사위 소속 이철희·표창원, 여야 극단 대치에 회의감 커졌나
민주당 관계자 "조국 사태 거치며 '정치혐오증' 언급하기도"
여당 의원들의 연이은 불출마 선언에 정치권에서는 극단의 여야 대치를 부른 ‘조국 정국’의 후폭풍이 부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력하게 ‘조국 엄호’를 밀어붙이는 당 지도부의 요구에 따라 ‘조국 수호대’를 자처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회의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이 의원과 표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청문회를 담당했던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으로 당내에서 조국 지키기의 최전선을 지켰었다.
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사태’에 대해 “도저히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갈등이었다”고 토로했다. 사퇴 결정에 대해선 “조국 때문만은 아니지만 최근 가장 힘든 사건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지만 법사위는 지옥 같았고, 한국당은 우리가 야당 때 그랬던 것처럼 가장 극단적 언행을 동원해 공격했다”며 “그걸 듣는 순간이 지옥처럼 괴로웠고, 그 내용 중에 우리가 수용할 부분도 있겠지만 사실이 아니거나 모욕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불출마를 선언하며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다. 야당만 탓할 일은 아니다. 우리도 야당 때 그랬다”는 소회를 밝혔었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두 의원은 조국 사태를 겪으며 ‘정치혐오증’ 등을 언급하며 힘든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었다.
중진을 중심으로 한 총선 물갈이를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던 민주당은 연이은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결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초선 의원들이 정치에 대한 실망감을 이유로 국회를 떠나는 게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창원 의원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다. 무법행위자는 표창장, 표창원은 불출마 선언”이라며 “밥 생각도 없다”고 한탄했다.
같은 당의 김현권 의원은 “이철희 의원에 이어 표창원 의원까지 불출마 선언을 했다. 충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낡은 정치는 낡은 사람에 있다. 두 의원에게 권하고 싶다. 차제에 대구, 경북으로 오라”며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밭을 갈고 풀은 뽑아 놓고 가자”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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