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대’ 찡그렸던 오재원, 한국시리즈 최종전서 대반전
정규리그 내내 주전도 지키지 못한 주장으로 마음고생
한국시리즈서도 초반 벤치...결정적 2안타로 4차전 MVP
“잊지 못할 날이다. 잊지 못할 우승이다.”
굴욕적인 2019 정규시즌을 보내며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갔던 오재원(34·두산 베어스)아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두산은 26일 고척스카이돔서 펼쳐진 ‘2019 KBO 한국시리즈’ 4차전 원정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1-9로 꺾으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구단 역사상 6번째 우승이다. 2016년에 이어 다시 한 번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최근 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씻어낸 짜릿한 우승이다. '미라클 두산'은 극적인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두 차례 끝내기 승부와 연장 접전 끝에 따낸 우승이라 기억에 남을 법하다.
정규리그 내내 마음고생이 심했던 오재원에게는 그의 말대로 더욱 기억에 남을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오재원은 정규리그에서 98경기 1할대 타율(0.164)로 깊은 침체에 빠지며 주전 자리도 지키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고개를 들기 어려웠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지만 주전으로 분류하기 어려웠다. 찡그린 얼굴이 더 많을 수밖에 없었던 오재원이 이날은 활짝 폈다.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역전 적시타와 결승 득점의 주인공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7-8 뒤진 5회 2사 만루에서 김상수를 공략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한 오재원을 향해 두산 팬들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9회 허경민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맞이한 연장 10회초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견수 키 넘기는 2루타를 뽑으며 결승점의 발판이 됐다. 2사 후 오재일 적시타에 홈을 밟아 결승득점을 올렸다.
송성문 막말 응원으로 어수선했던 2차전에서는 3-5 뒤진 9회말 무사 1루에서 좌중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득점권으로 보내며 대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극적인 2차전 승리를 따낸 두산은 시리즈 승기를 확실하게 잡았고, 최종전이 된 4차전에서 오재원의 빛나는 활약 속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했다.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오재원은 “많이 힘들었다. 버티고 버텼다. 올해 우승은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마음고생 심했던 2019시즌의 마지막 날, 승부가 결정된 이후에야 모처럼 활짝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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