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막는 쿠티뉴...선수 클래스에서 갈린 승부
벤투호, 빌드업 축구 일정 부분 구현..선수 개개인 클래스 차이로 패배
브라질은 필리피 쿠티뉴라는 슈퍼스타의 클래스를 앞세워 승부를 결정지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스 스타디움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벤투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한 경기가 됐다. 그리고 북한(0-0무), 레바논(0-0무), 브라질전(0-3패)까지 3경기 연속 무득점을 이어갔다. 아시안컵 카타르전 패배 이후 이어온 9경기 연속 무패 행진(5승4무)도 끊겼다.
비록 졌지만 내용적으로는 선전했다. 벤투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주세종-정우영 더블 볼란치를 기용하며 브라질의 강력한 허리진에 맞서 중원 싸움을 펼치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내려서지 않았다. 속도감 있는 공수 전환과 자신감 있게 전진하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볼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 진영에서 공격하는 시간이 제법 많았고,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빌드업 축구가 어느 정도 구현됐다.
두 팀의 차이가 갈린 것은 선수 클래스였다.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브라질은 세계 최정상급 미드필더 쿠티뉴를 보유하고 있었다.
전반 9분 쿠티뉴는 페널티 박스 아크 왼편에서 페인팅으로 주세종을 따돌린 뒤 왼쪽 공간을 쇄도하던 풀백 헤난 로지에게 패스를 내줬다. 로지가 올린 왼발 크로스는 루카스 파케타의 헤더골로 연결됐다.
이후 한국은 많은 활동량과 빠른 패스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손흥민은 몇 차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는 등 브라질을 위협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세트 피스였다. 쿠티뉴는 전반 36분 페널티 아크 중앙의 다소 왼편 지점에서 환상적인 프리킥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쿠티뉴 존’은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브라질은 전반에 2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득점으로 만들어내는 최고의 효율성을 이끌어냈다.
후반 9분 쿠티뉴는 왼쪽 터치 라인에서 정확한 프리킥으로 파케타의 헤더를 도왔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22분에는 쿠티뉴가 정우영과 손흥민의 협력 압박에도 마르세유 턴으로 벗겨내며 뛰어난 볼 키핑 능력을 선보이는 등 차원이 다른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에 반해 한국은 올 시즌 유럽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 등 공격진을 모두 총동원했지만 브라질 수비에 묶였다.
황의조는 브라질 센터백 마르퀴뉴스, 에데르 밀리탕을 상대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며 자신의 장기인 슈팅 능력을 살릴 수 없었다. 황희찬은 저돌적인 돌파를, 손흥민은 여러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분투했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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