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한파’ 전준우·안치홍·김선빈, 잔류가 최선?
장점 보다 단점 부각..원 소속팀 계약도 지체
이번 스토브리그 FA 야수 ‘빅4’는 외야수 전준우·내야수 안치홍·김선빈·오지환이 꼽힌다.
오지환은 지난 5일 원 소속 구단 LG트윈스에 FA 계약 백지 위임을 선언했다. 오지환과 LG의 FA 잔류 계약은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준우, 안치홍, 김선빈의 FA 계약 소식은 18일까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른팀의 적극적인 영입 의사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원 소속팀과의 잔류 계약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이들의 계약 규모는 선수 본인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FA 한파’가 불어 닥친 원인은 해당 선수들의 단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준우, 안치홍, 김선빈이 FA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지만, 그에 못지않은 약점이 2019시즌 도드라졌다는 평가다.
전준우는 2019년 타율 0.301 22홈런 8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40을 기록,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여파를 극복했다. FA 야수 ‘빅4’ 중 유일하게 ‘FA로이드’ 효과를 누렸다고 볼 수 있다.
전준우의 약점은 극복 불가능한 나이다. 1986년생으로 2020년에 만 34세 시즌을 맞이한다. FA 4년 계약을 맺는다고 가정하면 마지막 해인 2023년에 만 37세가 될 때까지 기량이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전준우의 주 포지션은 좌익수지만 수비가 취약한 것도 아쉽다. 수비 범위나 송구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1루수 전환에 대한 말도 나오지만, 1루수를 맡을 경우 어느 정도의 수비를 보여줄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FA 내야수 중 최대어로 평가받던 안치홍은 2019년 타율 0.315 5홈런 49타점 OPS 0.792를 기록했다. 2018년 타율 0.342 23홈런 118타점 OPS 0.955와 비교하면 낙폭이 컸다. 홈런의 감소와 클러치 능력의 저하가 두드러졌다.
2루수 수비 능력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729.1이닝 동안 2루수 수비에 나서 11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수비율도 0.972로 좋지 않았다. 장타력 증강을 위해 몸을 키운 후 타구 처리에 중요한 민첩성이 부족해 수비가 불안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선빈도 0.370으로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던 2017년에 비해 올해는 타율 0.292로 하락했다. 하지만 장타력으로 승부하는 유형과는 거리가 있는 김선빈에게 홈런 등의 기록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안치홍과 흡사하게 김선빈도 유격수 수비에서 탄탄함을 입증하지 못했다. 과거에 비해 체중이 늘어난 김선빈은 835.2이닝 동안 유격수를 맡아 9개의 실책을 기록하며 수비율 0.978로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잔부상이 많은 것도 아쉽다. 올해 김선빈은 허벅지와 발목 등에 부상이 있었다. 2017년 529타석, 2018년 492타석, 2019년 394타석으로 3년 연속 감소 추세다. 1년 전 김상수(삼성)와 마찬가지로 FA 계약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내구성에 대한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전준우, 안치홍, 김선빈의 FA 계약은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타 팀이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드러내지 않는다면 크지 않은 규모의 잔류 계약이 유일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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