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구글 알파고에 이어 한돌도 78수에서 판가름
“승패보다는 ‘최선’ 다할 것…그 모습만으로 충분해”
2016년 구글 알파고에 이어 한돌도 78수에서 판가름
“승패보다는 ‘최선’ 다할 것…그 모습만으로 충분해”
이세돌 바둑 9단이 또 한 번 인공지능(AI)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3년 전 알파고와의 대결에 이어 또 한 번 ‘신의 한 수’인 78수에서 승패가 판가름 나는 장면이 재현돼 감탄을 자아냈다.
이세돌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사옥에서 열린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대국에서 NHN의 바둑 AI 한돌과 승부를 벌였다. 그는 치수고치기 3번기 제1국에서 92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의 예상 종료 시간은 오후 4시 30분이었으나 한돌의 어이없는 실수에 오후 2시 20분께 대국이 종료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한돌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결과는 뒤집혔다. 이세돌 9단은 최근 10일간 두점바둑을 집중적으로 연구, 수비적으로 출발했다.
중반 들어 한돌이 맹렬한 공격을 펼치면서 이세돌 9단의 대마가 위험하다고 생각된 순간 이세돌 9단이 씌우는 맥점(78수)를 두었고, 이 수를 예측 못한 한돌은 당황했다. 공격하던 한돌의 요석이 잡히면서 허망한 종국을 맞았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 때 유일한 승리를 거뒀던 신의 한수 78수와 똑같은 78수로 첫 판을 승리를 거뒀다. 그는 “알파고 때 78수는 정상적으로 받으면 안 되는 수였다면, 이번엔 프로라면 너무 당연한 수였다”고 말했다.
NHN은 “78수는 프로기사라면 흔히 두는 맥점이지만, 세계 최강의 인공지능 바둑이라는 중국의 절예도 못 본 수이며 벨기에의 릴라제로도 못 본 수”라고 총평했다.
한돌은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통해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발, 서비스하는 AI 바둑 프로그램이다. 국내 게임업계 중 자체 개발해 일반인이 상시 대국 가능한 바둑 AI로는 최초일 뿐 아니라 유일하다.
이세돌은 대국을 마친 뒤 “(이번 대국은) 은퇴 대국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고, 인간으로서 승패를 떠나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최선을 다한다면 종종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소감을 밝했다.
송은영 NHN GB기획팀장은 앞으로의 대국에 대해 “한돌은 학습이 끝났고 시스템에 문제가 없는지 안정성 위주로 확인해서 아무런 문제없이 바둑 좋아하시는 분들이 잘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내일은 좋은 결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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