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통합의 복병으로 떠오른 안철수

安, 평화·대안 등 호남계 의원들과 감정의 골 깊어

신진인사가 빅텐트 이끈다는 구상 동의 안할 가능성

安, 평화·대안 등 호남계 의원들과 감정의 골 깊어
신진인사가 빅텐트 이끈다는 구상 동의 안할 가능성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소회를 밝히기 위해 발언석으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복귀설이 제3지대 통합 논의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은 최고위원회를 해체하고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당의 이름으로 공식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안철수계 전·현직 지역위원장들과 당직자들도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경우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통합해 제3지대 통합신당을 만들고 외부인사를 영입한다는 구상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할 당시 평화당·대안신당 등 호남계 의원들과 얼굴을 붉히고 갈라섰는데, 이들이 다시 뭉쳐 정치적 미래를 논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난망하다는 것이다.

제3지대 구축에 역할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계속 끌고 간다면 통합 문제가 어렵지 않게 풀릴 수 있지만,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다시 핸들링 한다면 평화당과 대안신당과의 대화가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며 "호남에서 손 대표는 거부감이 별로 없지만, 안 전 대표와는 감정적 골이 깊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분당 당시 호남계 의원들로부터 '호남의 배신자'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당권을 잡으면 대권주자급 외부인사를 영입해 제3지대 통합신당을 이끌게 한다는 구상도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의 총선 전 복귀는 차기 대선을 염두한 행보로 보이는데, 기존의 정치권 인사들은 뒤로 물러서고 신진 외부인사를 영입해 전면에 세운다는 구상에 안 전 대표가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복귀하더라도 바른미래당은 아닐 것이라고 점치는 의견도 있다. 또다른 제3지대 관계자는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안 전 대표의 복귀에 다 찬성하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안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으로 정치를 계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더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바른미래당 주승용 최고위원은 안철수계 의원들이 최고위원회의 해체를 주장한 데 대해 "너무 성급한 주문"이라며 "무엇보다 미국에 있는 안 전 대표 본인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