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핵이란 항문에 생기는 덩어리란 뜻으로 크게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나뉜다. 항문 안쪽에 생겨 항문관 내외로 돌출된 것을 내치핵, 항문개구부 밖의 피부로 덮인 부위에서 나타나는 것을 외치핵이라 부른다.
내치핵이 외부로 돌출되어 있어 외치핵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돌출된 내치핵이다. 내치핵이 대체로 통증이 없는 반면, 외치핵은 대개 통증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피부가 늘어져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이는 췌피가 있는데, 확실한 병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전의 치핵으로 인해 늘어진 피부가 치핵이 호전된 후에도 늘어진 채로 남아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치핵은 항문 거근의 하향, 점막하 조직의 압막과 울혈, 항문 주위 조직의 변성 및 항문관 주위 조직의 탄력성 감소 등으로 인해 항문관 안쪽에서 배변에 대한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항문 쿠션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안 좋은 배변 습관이나 자세 등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외치핵에는 출혈이 아니라 혈관 속에서 피가 굳는 혈전이 자주 생긴다. 혈전이 생기면 붓기와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데 보통 며칠이 지나면 가라앉는다.
하지만 혈전이 생겼다 가라앉았다 하면서 부었던 피부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아서 늘어지게 된다. 물론 내치핵에도 혈전이 생기지만 그보다는 연하고 느슨한 점막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변볼 때 출혈이 생길 수 있고, 점막이 쉽게 늘어져서 항문의 점막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탈홍성 내치핵이 생길 수 있다.
치핵은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오는 질환으로 예방도 중요하지만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최근에는 통증을 경감시키면서 항문 기능을 보존하는 여러 가지 치료법이 개발됐다. 경증일 경우 비수술적 요법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나, 그보다 심한 경우의 치핵은 수술적 방법이 아니면 호전되기 어렵거나 반복적으로 증상이 생기게 된다.
경도 치핵의 경우 약물이나 좌욕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법 외에도 부식제 주입이나 환상고무결찰술 등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되는 경우도 있다.
지웅배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치핵을 예방하려면 고섬유식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특히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보며 좌식 변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혈액이 항문으로 심하게 쏠려 치핵을 유발할 수 있는 안 좋은 습관으로, 화장실 이용 시간은 5분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