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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조현민, "조현아 안타깝다"…조원태 지지로 한진 경영권 안정?


입력 2020.02.04 14:35 수정 2020.02.04 15:15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찬반 진영 지분 1% 차이...내달 주총 박빙의 승부 예고

지난해 대한항공 이어 올해 한진칼도 국민연금 칼자루

한진 오너가.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한진그룹·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주목을 받았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결국 조원태 현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의 편에 서게 되면서 KCGI와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 조원태 연합을 결성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으로서는 추가 지분 확보가 다급해졌다.


한진그룹은 4일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가 금일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 왔음을 알려드린다"며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는 내용을 공개했다.


한진그룹은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이명희(고문)와 조현민(전무)은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간 갈등 속에서 나머지 가족 구성원이었던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조 회장측에 서게 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 수성은 한층 힘을 받게 됐다. 조 전 부사장이 3자 연합을 통해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나선터라 오너 일가가 스스로 자신의 경영권을 상실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대로 이뤄진 셈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이번 결정으로 내달 말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3자 연합 결성으로 반 조원태 진영은 32.06%(KCGI 17.29%, 반도건설 8.20%, 조현아 6.49%)의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번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선택으로 조 회장측은 33.45%(델타항공 10%, 조원태 6.52%, 조현민 6.47%, 이명희 5.31%, 재단 등 특수관계인 4.15%, 카카오 1%)로 이를 단번에 넘어섰다.


조 회장측이 다시 한 발 앞서 나가긴 했지만 양 진영의 지분 차이가 1.39%밖에 나지 않아 나머지 주주들을 대상으로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서는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특히 어느편이냐로 관심을 모았던 주요 주주들의 선택이 모두 이뤄지면서 이제 남은 국민연금(4.11%)의 선택에 관심이 더 집중될 수 밖에 없게 됐다.


양측의 지분율이 팽팽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선택에 따라 .승부의 추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수 있는 상황으로 양측의 운명이 판가름 날 수 있다. 물론 지난해(주총 참석율 77.18%)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주총 출석율을 감안하면 외국인과 소액주주 등 기타 주주(30.38%) 등에서도 추가지분 확보가 필요하지만 일단 승기를 잡는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양측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3자 연합 결성으로 반 조원태 진영이 한 발 앞서 나가는 듯 했으나 나머지 가족이 조 회장 지지를 선언하면서 한진그룹 경영권은 그야말로 안갯속에 휘말리게 됐다"며 "지난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을 저지했던 국민연금이 또 한 번 칼자루를 쥐게 됐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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