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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쇼크' 덮친 금융시장에서 '금값'된 金


입력 2020.03.15 06:00 수정 2020.03.15 03:37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금값 역대 최고가 경신…"시중 자금, 안전자산으로 도피"

불안한 투자자, '비쌀 때 팔자' 늘어나 금값 주춤하기도

서울 여의도의 한 귀금속상가에서 여성들이 금붙이와 골드바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투자 피난처'로 금(金)이 주목받고 있다.


금값은 이달 들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과 맞물려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금값이 뛰어오른 것이다.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지난달 24일에는 6만4800원로 마감하며 2014년 3월 금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금값은 6만528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 거래량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11일까지 KRX금시장에서 거래된 금 현물은 751.7㎏으로 일평균 94.0㎏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거래량(43.6㎏)의 2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던 금값은 몇차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종가 기준 전날보다 1464원(2.29%) 내린 6만2275원이었다.


통상 증시와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지만 최근 금값이 이례적으로 주춤한 것은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화폐가치 방어에 나서면서 보유한 금 일부를 매각해 달러를 마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금값이 비쌀 때 팔아치워 현금화에 나선 측면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값이 뛰는 만큼, '지금 팔자'는 심리도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또 "2019년부터 금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부담감에 일시적으로 하락한 측면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금값이 한동안 뛸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12개월 이내에 온스당 1800달러(약 218만3천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3개월 내 금값이 온스당 1700달러, 6개월 내에는 1750달러까지 각각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다음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금값 상승세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은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통상 금리와 반비례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렇다고 투자자들이 당장 금을 사들이기엔 머뭇거려질 수밖에 없다. 이미 금값이 뛸 대로 뛴 데다 골드바 구매의 경우 부가가치세 10%를 지불해야 하므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도 주식처럼 KRX 시세에 따라 금을 사고팔 수 있지만, 실물로 인출 시엔 부가가치세 10%를 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금 같은 안전자산에 지속적으로 관심이 쏠리면서 한동안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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