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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정당' 만들려다 '성소수자 문제' 불땡긴 與


입력 2020.03.18 05:10 수정 2020.03.17 21:31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시민을위하여 등 5개 정당과 비례연합 협약

진보성향 강한 정치개혁연합과는 선 긋기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논쟁" 발언 파문

정의당 "민주당 입맛 따라 줄 세우기" 지적

민주당이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당 등과 함께 플랫폼 정당 시민을위하여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협약식을 가졌다. ⓒ민주당 제공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현안)”이라고 말해 파장이 일 전망이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설명하는 간담회 자리에서다. 진보진영이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아젠다를 ‘불필요하다’고 평하면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윤 사무총장에 따르면, 민주당은 17일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평화당, 평화인권당과 함께 시민을위하여에 참여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시민을위하여는 최배근 교수와 우희종 교수가 주도하고 개혁국민운동 본부 등 친여세력이 가세한 이른바 비례연합 ‘플랫폼’ 정당이다. 현재 모든 창당절차를 마치고 정식 정당의 모습을 갖췄다.


논란은 또 다른 연합정당 추진세력인 ‘정치개혁연합’과 함께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사무총장은 “이념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와 같이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정당과의 연합에 어려움이 있다”며 “선거에 (성소수자 문제들이) 이슈가 되는 것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치개혁연합과 함께 하기로 한 녹색당이나 민중당과 함께 하기 어렵다는 취지였지만, 진보진영의 중요 현안을 불필요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논란이 됐다. 실제 성소수자를 비례대표로 내세운 녹색당을 포함한 진보진영의 실망감은 적지 않았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진보진영 현안을 민주당이 어떻게 보는지 그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윤 사무총장은 “비례대표 후보를 추천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엄밀하게 협의를 해봐야할 사항”이라고 했다. 타정당의 비례후보에 대해 검증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는 각 정당이 자체적으로 비례후보를 정한 뒤 플랫폼 정당에 ‘파견’하는 비례연합정당의 당초 취지와 맞지 않을 뿐더러, 사실상 민주당 입맛대로 비례후보를 정하겠다는 뜻이어서 ‘위성정당’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윤 사무총장은 “우리가 비례연합정당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을 통해 국민의 지지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가지려고 하는 것 때문”이라면서 “연동형비례제의 기본 취지를 살리고 탄핵을 부정하는 세력이 제1당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위성정당’임을 딱히 부인하지 않았다.


비례연합 참여에 부정적인 정의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윤 사무총장의 발언은 소수자 차별 발언이자, 비례연합당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말”이라며 “첫째로 비례연합당의 공천기준을 좌우하겠다는 민주당의 의도가 드러났다는 점, 둘째로 성소수자인 후보는 공천하고 싶지 않다는 집권여당의 차별적 인식이 담긴 말이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당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민주당 성소수자준비모임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 당에 성소수자 문제는 불필요한 문제였느냐”며 “어느 누구의 존재도 불필요하거나 소모적이지 않다. 윤 사무총장은 성소수자 당원과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즉시 발언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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