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형 민주당 전략위원장 "그 발언 때문에 보수진영 결집"
예언한 유시민도 "그 발언 안했으면 200석 확보했을텐데"
여권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180석 예언' 발언 때문에 개헌선(200석, 재적 의원수 3분의 2)을 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10일 유시민 이사장은 21대 총선에서 범진보 의석수가 180석을 넘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자 야당은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고, 여당에서도 자제하라는 질타가 나왔다. 유 이사장은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압승이 아니고 통합당의 선전으로 나타나면 저는 돌 맞아 죽게 생겼다"며 자신의 발언이 자충수임을 인정했다.
선거 결과는 유 이사장의 예언이 맞았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개헌을 제외한 모든 일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선거 다음날인 16일 민주당에서는 '180석 예언' 발언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180석 확보는) 백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수준의 결과"라면서도 "(180석 예언으로) 손해를 본 지역이 꽤 있다. 더 얻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보수) 투표율이 쫙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역시 제일 피해를 많이 본 곳은 부산"이라며 "더 얻을 수 있었는데 마지막 순간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짚었다. 또 "인천의 한 지역과 충남의 공주·부여·청양, 보령·서천 등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는데 막판에 보수가 많이 결집했다"고 했다.
유 이사장 스스로도 16일 새벽 KBS 개표 방송에서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200석도 확보했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자신의 예언이 적중했지만 "앞으로 정치비평을 그만하려 한다"며 "이번에 많은 것을 느꼈다.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안 해야 할 말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1년 반 남은 기간을 마치고 원래의 일상으로 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