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거대 여당 이끌 원내대표 선거…3파전 굳어져
모두가 친문이라지만…'더 친문' 우회적 내세우기도
21대 국회에서 180석 거대여당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태년·전해철·정성호 의원은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의 후반기를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태년·전해철 의원은 당내 최대 그룹인 친문(친문재인)이고, 정성호 의원은 비주류다. 친문에서 복수의 후보가 출마해 표 분산이 예상되는데, 선거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세 의원은 친문과 비문이란 이분법에 대해 "민주당 모든 의원이 문재인 정부를 위해 노력하고 협력해왔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모두 친문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당 안팎에서는 "21대 국회 민주당 당선자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덕을 안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나온다.
그럼에도 누가 더 친문이냐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세 의원의 출마 선언문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이 여러 차례 나왔다. 가장 많이 나온 건 김태년 의원의 출마 선언문으로, 총 7번이다. 그는 친문계이면서 '이해찬 당권파'로 분류된다.
김 의원의 선언문은 첫 문단에서부터 "일하는 국회로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이끄는 일꾼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에도 '문재인 정권' '문재인 정부' '문재인표 법안' 등이 나왔다.
특히 핵심 이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첫 정책위의장으로서 문재인 정부 초기 다소 어수선했던 당정청 관계를 정리해본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측근으로 불리는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중 한 명으로 친문 핵심이지만 김태년 의원과는 결이 다른 전해철 의원은 출마 선언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 석자가 총 3번 언급됐다. '문재인 정부'가 2번, '문재인 대통령'이 1번이다.
김 의원보다 적은 횟수지만, 대신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당정청 간 협력"을 강조하면서 청와대와 가까운 친문 핵심이라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전 의원은 28일 출마 기자회견 직후 당청 협력을 내세운 것이 '친문'을 넘어 '진문'임을 강조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전 의원은 "친문 안에서 진문까지 말하는 건 의미가 없다"면서도 "네트워크가 잘 구비되어 있다는 점은 판단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같은 친문인 김태년 의원이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는 점을 의식한 듯 "당직을 맡고 안 맡고를 떠나 이미 (청와대와) 대화해왔다"고도 했다.
정성호 의원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그의 출마 선언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 석자는 3번 언급됐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모두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열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친문 쏠림에 대한 견제 표심을 공략하듯 "사심없고 계파없고 경험많은 합리적 실용주의자 원내대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출신과 인맥을 위주로 하는 계파, 심지어 특정인을 중심으로 하는 계보정치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