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강정호에 대해 1년 자격정지 경징계
비난과 조롱 감수해야할 이들은 결국 팬들
이르면 내년 시즌부터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의 모습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5일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상벌위원회를 열고 강정호에 대해 심의, 임의탈퇴 복귀 후 KBO리그 선수 등록 시점부터 1년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솜방망이 징계라는 팬들의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KBO는 지난 2016년, 음주운전을 3회 이상 저지른 선수에 대해 최소 3년의 유기 실격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강정호의 경우 이보다 앞선 시점에서의 음주운전 사고였고 무엇보다 당시에는 메이저리거 신분이었기 때문에 규정 적용 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었다.
반대의 목소리도 상당했다. 강정호가 3년 중징계 대상자가 아님은 분명하나 KBO가 징계 사유에서 밝혔듯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리그 품위를 손상시킨 점’이 상당하고, 중징계를 마련하게 된 계기가 강정호에서 비롯된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공은 보류권을 지닌 키움 히어로즈로 넘어가게 됐다.
키움 구단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KBO가 강정호를 1년 뒤 쓸 수 있도록 명분을 제시해준 만큼 이를 충실히 이행만 하면 된다.
다만 키움 역시 도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강정호의 세 차례 음주운전 적발 중 2번(2009년과 2011년)이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 저지른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고도 감췄다면 은폐이며, 몰랐다면 선수단 관리 시스템의 심각한 허점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강정호를 덥석 품기에도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현재 KBO에 쏠려있는 야구팬들의 비난 여론이 오롯이 히어로즈로 향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는 최근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여기에 저비용 고효율의 극대화, 그리고 박병호, 김하성, 이정후 등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한 매우 매력적인 팀이다.
하지만 야구장 밖 구설로 상당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이장석 전 대표이사는 영구실격 처분으로 다시는 KBO에 발을 담글 수 없고, 이택근과 안우진은 과거 행했던 폭력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이다. 또한 박동원과 조상우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리그 품위를 손상시킨 책임으로 봉사활동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강정호까지 끌어안는다면 타 팀 팬들의 비판 수위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감내해야 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키움을 응원하는 열성팬들이다.
팬덤의 규모를 떠나 응원 대상이 뚜렷한 잘못을 저질렀다면 팬들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 키움 구단이 또 한 번 팬들을 부끄럽게 만들지, 강정호와의 계약 성사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