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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윤미향 의혹⑤] '상식의 가치 혼돈스러운 하루'…탄식 이어진 날


입력 2020.05.30 01:10 수정 2020.05.30 03:02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열흘 잠적 후 모습 드러내…기존 해명과 대동소이·검찰 수사 핑계 자료 공개 거부도

각계각층 탄식 쏟아져…조경태 "국민 분노케 만들어…이 세상에 정의 실종 또 확인"

김태흠 "'아픈 역사를 이용한 대역죄'…도덕과 상식의 가치 무엇인지 혼돈스러운 하루"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부정의혹에 연루된 혐의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그간의 침묵을 깨고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자는 관련 핵심 의혹들에 대해 그저 "아니다", "무관하다"는 발언으로만 일관하며 여론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어설픈 해명을 이어갔다. 윤 당선자의 회견을 지켜본 정치권과 학계, 시민사회는 제각기 탄식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윤 당선자가 내놓은 해명은 그간 윤 당선자와 정의연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밝혔던 내용들과 대동소이했다. 구체적인 서류나 핵심 계좌 거래 내역 등은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는 핑계로 공개할 수 없다고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윤 당선자의 회견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다. 조경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용수 할머니가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호소했던 본질은 비껴가면서, 일부 의혹들에 대한 일방적인 변명으로 일관하며 국민들을 분노케 만들었다"며 "본인이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면서 자신의 탐욕을 채워넣는 후안무치한 인간이면서도, 무슨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는 철면피의 모습이었다. 본인 하나로 인해 과거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해왔던 활동들이 폄훼되고 있는데도 그에 대한 반성의 모습은 눈꼽만치도 보이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의원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하려는 윤 당선자가 이러한 민의를 철저히 무시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변명만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에 정의가 또 한번 실종되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30년 동안 위안부 할머니들을 속여 온 윤 당선자가 이제는 전 국민을 속이려 들고 있다. 후안무치한 윤 당선자는 국회의원 자격이 없으니 더 이상 국회를 더럽히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김태흠 의원 또한 "아픈 역사의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을 내세워 개인적 이익을 취했다면 이는 형사범죄를 넘어 '아픈 역사를 이용한 대역죄'이다.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는 민주당은 공범이 되는 행위"라며 "이들의 행태에서 도덕과 상식은 눈 씻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오늘은 도덕과 상식의 가치가 무엇인지 혼돈스러운 하루"라고 탄식했다.


학계도 혹평…이한상 교수 "새로운 정보 0, 곤란하면 검찰 핑계. 예측 그대로"
박유하 교수 "당장은 보호할 수 있어도 세계의 한국 불신 한층 더 깊어질 것"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한상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학계도 윤 당선자의 해명 기자회견에 혹평을 퍼부었다. 정의연의 회계 부정을 줄곧 지적해 온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측 그대로 새로운 정보는 0. 곤란한 답은 검찰조사 핑계. 짧은 문답 후 땀흘린다고 일방적 회견 종료"라며 "잠적한 동안 도대체 뭘 준비한 건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박유하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교수는 "윤 당선자가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청와대와 민주당의 비호를 믿어서일 것"이라며 "이 문제를 덮으면 윤 당선자와 운동을 당장은 보호할 수 있겠지만 세계의 한국에 대한 불신은 한층 더 깊어질 게 분명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도 "윤 당선자는 의원이 되려고 위안부 운동을 이웃나라에 대한 증오를 부추기는 퇴행적 민족주의 선동에 악용했다"며 "오로지 윤 당선자의 개인적 욕심으로 인해 위안부 운동은 이미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이라고 일갈했다.


시민사회단체도 분노의 목소리 표출
"거짓 해명쇼 강력 규탄", "할머니들 두번 죽이는 극악무도 만행" 비판 쏟아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지하주차장을 통해 소통관을 빠져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시민사회단체들도 목소리를 냈다.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 대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혹이 해소된 게 하나 없는 윤미향의 거짓 해명쇼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온 국민을 분노케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팔아 호의호식한 윤 당선자가 자신을 둘러싼 많은 의혹에 대해 객관적 근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 한 채 말로만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이용수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두번 죽이는 극악무도한 만행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 또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나왔던 정의연의 입장을 반복한 것이고 의혹을 해명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새로운 내용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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