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무려 30차례 감독들 교체
영광 잠깐, 성적 부진 시 감독에 책임 물어
한화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KBO리그에 다시 한 번 감독 교체 피바람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일 NC와의 홈경기서 패하며 구단 타이인 14연패가 확정되자 한용덕의 자진 사퇴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한화는 올 시즌 가을 야구를 목표로 힘찬 날갯짓을 펼쳤으나 투타 엇박자가 심각하게 드러난 가운데 지난달 22일 NC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 승리를 끝으로 14경기 연속 패하는 굴욕사를 쓰고 있다.
한화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을 긴급 감독대행으로 임명했고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한 작업에 나선다.
매 경기, 매 시즌 뚜렷한 성적을 내야 하는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 자리는 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와 같다.
야구의 인기가 크게 상승한 최근 들어서는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구단 수뇌부에서 최소 포스트시즌 이상 오를 것을 주문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감독들은 당장의 성과를 위해 근시안적 팀 운영을 할 수밖에 없고, 리빌딩의 동시 진행은 언감생심일 뿐이다.
실제로 한화 역시 한용덕 감독 부임 당시 리빌딩의 역할을 부여한 바 있다. 하지만 한 감독 부임 첫 해 팀이 정규 시즌 3위에 오르자 큰 기대가 모아졌고 더 높은 곳을 향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시작됐다. 결국 2018년의 영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결말은 자진 사퇴였다.
2010년대 들어 10년간 감독이 바뀐 사례는 무려 30차례에 달한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 또는 자진 사퇴 형식을 밟았고, 계약 만료로 ‘아름답게’ 떠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구단별로는 롯데가 가장 많은 5번의 감독 교체가 이뤄졌고, 한화와 SK가 4회, 두산과 KIA, 키움, LG 3회, 삼성과 KT 2회, 그리고 NC가 한 차례 사령탑이 바뀌었다. 교체 횟수가 많았던 팀들 대부분의 공통점은 역시나 부진한 성적이다.
올 시즌도 한용덕 감독의 사퇴가 신호탄이 될지 지켜봐야 한다. 특히 하위권에 위치한 감독들의 경우 좌불안석에 놓일 수밖에 없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갑작스런 연패에 빠지고 팀 분위기가 뒤숭숭해진다면 개편의 칼날은 한화가 그랬듯 자연스레 감독에게 향한다. KBO리그 감독 자리가 극한직업과 다름없다고 불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