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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거포 위용, 박병호·김재환 헛 도는 방망이


입력 2020.06.18 00:10 수정 2020.06.19 00:1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박병호와 김재환 나란히 타격 부진 중

부상자 명단, 타순 조정 극약 처방 내려져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박병호. ⓒ 뉴시스

두산 김재환과 키움 박병호는 KBO리그 현역 최고의 좌, 우 거포로 불리는 선수들이다.


넥센 이적 후 잠재력을 만개한 박병호는 2012년 첫 홈런왕에 올랐고, 리그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그는 미국 생활을 접고 KBO리그로 돌아온 2018년에도 43홈런으로 변함없는 장타력을 과시했고, 지난해 33홈런으로 다시 홈런왕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재환도 뒤늦게 재능을 만개한 케이스다. 김재환은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난 이듬해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2018년에는 많은 논란이 있었으나 44홈런을 몰아치며 MVP까지 수상했다.


하지만 타고투저 흐름이 엿보이는 올 시즌, 이들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하듯 침묵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박병호는 37경기서 타율 0.197 7홈런 22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 공동 8위에 올라 경쟁력이 여전하지만 정작 문제는 따로 있다. 방망이가 맞지 않아도 너무 맞지 않는 게 박병호의 최대 약점이다.


결국 손혁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를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시켰다. 무릎과 손목에 통증이 있다는 것이 구단 측의 설명이나 최근 타격감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져 무리한 출장 대신 휴식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병호는 규정 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유일하게 1할 타율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최근 10경기에서는 타율 0.094로 아예 배트에 맞추는 것조차 힘겨워할 정도다.


김재환은 부담을 덜기 위해 6번 타순에 배치됐다. ⓒ 뉴시스

김재환도 자존심을 구기는 중이다. 김재환은 개막 후 7경기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등 홈런왕 재탈활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으나 곧바로 엔진이 고장 나고 말았다.


김재환 역시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7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나 타율 0.238로 부진하며, 특히 6월 들어 1할 타율에 머물 정도로 타격 슬럼프가 제법 오래가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재환의 타순을 조정했다. 김재환은 지난 주말 한화전 3경기에 5번으로 나섰고, 이번 삼성과의 주중 경기에서는 6번 타순에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효험은 크게 없는 편이다.


김재환을 더욱 괴롭게 하는 부분은 역시나 팀 성적이다. 자신의 슬럼프와 함께 두산도 최근 4연패에 빠지면서 비상 상황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부진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본다. 수년간 꾸준한 성적을 냈던 타자들이기에 일시적 슬럼프일수 있고, 무엇보다 자신의 문제점을 바로 고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20시즌은 아직 절반도 치르지 않았고 이들이 타격감만 되찾는다면 홈런왕 레이스의 판도 자체를 뒤바꿀 수도 있다. 가장 먼저 부진을 훌훌 털 거포가 누구일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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