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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연쇄 대출규제에 숨이 턱…하반기 승부수는


입력 2020.06.22 06:00 수정 2020.06.22 04:43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코로나19에 주담대·전세대출 차단까지 수익성 악화 우려

연체율 상승도 걱정…“기업대출 강화 등 포트폴리오 조정”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정부의 6·17 부동산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옥죄기에 들어가면서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초저금리 기조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축소가 불가피해졌고 풍선효과로 신용대출 쏠림현상과 연체율 상승까지 우려된다. 시중은행들은 기업대출 부분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수정해 대출 성장세를 이어나갈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 중 대출 규제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구입 시 전세대출 보증 제한 △전세대출 후 투기지역 또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매입 시 전세대출 즉시 회수 △전국 주택 매매·임대사업자 주담대 전면 금지 등이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이번 규제로 당장 주담대와 전세대출 확장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특히 전세대출은 주담대보다 짧고 공적기구 보증이 이뤄져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90조999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1%나 급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이번 규제로 전세자금대출, 주담대를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축소가 불가피해진 만큼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풍선효과로 신용대출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은행들은 기업 쪽의 지원을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은 하락세다. 신한은행의 올해 1분기 NIM은 1.41%로 전년 동기(1.61%) 대비 0.20%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은행도 1.71%에서 1.56%로 0.15%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은 1.62%에서 1.38%로 0.13%포인트 감소했고 하나은행 역시 1.55%에서 1.39%로 0.16%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규제로 올 초부터 가파르게 증가했던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속도조절이 가능해졌지만 이로 인해 신용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해 리스크가 커질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대출 확대를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디게 진행될 경우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규제가 은행권의 수익성에 주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의 관련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은행의 대출 비중이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지난 9·13 대책과 12·16 대책보다 약하다”며 “이미 은행 대출 성장세를 기업대출이 견인하고 있는데다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수요는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책으로 인행 은행들은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동시에 실질적인 대출증가율 둔화를 예상한다”면서도 “은행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은 매 미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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