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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의 역주행] ‘벌크업보다 스포츠맨십’ 이강인이 새겨야할 교훈


입력 2020.06.20 07:00 수정 2020.06.20 00:03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레알 마드리드전 상대 선수 발길질로 레드카드

신체적 완성 중요한 만큼 강조되는 정신적 성숙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은 이강인(자료사진). ⓒ 뉴시스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을 받는 이강인(20, 발렌시아)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했다. 과도한 의욕이 만들어낸 결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강인은 지난 19일(한국시각)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서 후반 31분 교체 투입됐다.


코로나19 이후 리그가 재개된 가운데 , 4개월만의 첫 출전이었기에 나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터. 하지만 지나친 승부욕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이강인은 후반 44분 상대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의 공을 빼앗으려고 하다 무려 3번이나 발길질을 가했고 이 장면을 포착한 주심으로부터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고를 건너 뛴 즉각 퇴장. 변명의 여지가 없는 비신사적 플레이였다.


이를 놓고 강치돈 대한축구협회 심판 수석 전임강사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명백한 레드카드다. 상대를 향한 키킹(발길질)은 의도가 뻔하기 때문에 즉각 퇴장을 명령할 수 있다”면서 “축구의 본고장인 영국에서는 키킹에 대해 ‘더러운 수법’이라고 말할 정도다. 안타깝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FIFA(국제축구연맹)는 선수들의 비신사적 플레이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라는 규정을 마련했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다. 그리고 이 규정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개된 유럽 축구 리그서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강인의 이번 퇴장은 의욕이 과했던 것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자신의 발전된 신체적 능력을 세계적 수준의 수비수인 세르히오 라모스와의 몸싸움을 통해 시험해보려 했을 수도 있다.


최근 이강인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의 근육을 늘리는, 일명 ‘벌크업’ 과정을 거쳤다. 이는 단점으로 지적된 스피드 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볼을 좀 더 쉽게 지켜내고 탈압박에 유리함을 가져가겠다는 의도이기도 하다.


최근 ‘벌크업’에 성공한 이강인. ⓒ 발렌시아CF SNS

하지만 신체적으로 발전을 이뤘더라도 정신적인 부분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축구는 물론이고 모든 스포츠에서 ‘멘탈’은 가장 우선시되는 능력치 중 하나로 꼽힌다.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 하나둘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에서 이강인은 임대 이적이 거론될 정도로 발렌시아에서의 입지가 불안정하다. 그렇기에 이번 퇴장 사건은 향후 입지에 제법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아주 늦은 것도 아니다. 이제 막 20세가 된 이강인은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유망주로 분류된다. 즉, 축구 기술은 물론이고 멘탈 부분에서도 발전될 여지가 분명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이강인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벌크업도 중요하나 신체적 완성도에 걸맞은 정신적인 성숙 역시 뒤따라와야 한다. 그렇기에 레알 마드리드전 레드카드 조치로 깨닫는 부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강인이 한 단계 도약하는 선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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