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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 드리워지는 ‘한십두’ 불명예 먹구름


입력 2020.06.25 00:10 수정 2020.06.25 09:2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지난 5월 이어 또 한 번 10연패 빠질 위기

한 시즌 10연패 2번은 1990년 OB가 유일

7연패 부진에 빠져 있는 SK 와이번스. ⓒ 뉴시스

‘한 시즌 십(10)연패 두 번.’


현재 SK 와이번스에 드리워지고 있는 먹구름이다.


SK는 시즌 초반이던 지난 5월, 10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두산과 승률 공동 1위(상대전적에 따라 정규 시즌 순위는 2위)를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충격적인 초반 행보였다.


일각에서는 SK의 초반 부진이 지난 시즌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까지 할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SK는 지난해 압도적 선두를 달리다 9월 들어 무너지기 시작했고, 결국 두산에 따라잡히며 충격적인 추락을 맛봤다. 여기에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여파가 이어져 3전 전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올 시즌에는 에이스인 김광현이 미국으로, 산체스 역시 일본프로야구행을 택하면서 강력했던 원투펀치를 잃었다. 급기야 주전 포수 이재원마저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 호재 하나 없이 10연패를 마주하고 말았다.


어렵게 연패 사슬을 끊었던 SK는 최근 들어 다시 경기력이 침체되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힘을 빠지게 만드는 대표적 요인인 수비에서의 어이없는 실책이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가 지난 17일 KT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였다. 8회말 1점을 보태 4-3으로 앞서나간 SK는 마무리 하재훈이 경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2사 후 황재균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경기가 끝나는 듯 했으나 유격수 정현이 실책을 저질렀고 결국 후속타자의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날 SK는 연장전 끝에 4-6으로 패했다.


이때부터 SK의 추락이 다시 시작했다. KT와의 3연전 모두를 1~2점 차로 석패했던 SK는 키움을 만나 마운드가 무너지며 3연패, 그리고 이번 주 중 처음 만난 두산을 상대로는 더 많은 안타(SK 14개, 두산 13개)를 뽑아내고도 2-9 대패라는 믿기지 않는 성적표를 받았다.


다시 처진 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연패 사슬을 끊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향후 3경기를 모두 패한다면 KBO리그 역사상 단 한 번 밖에 없었던 ‘한십두(한 시즌 10연패 두 번)’를 재연하게 된다.


역대 두 번째 '한 시즌 10연패 두 번' 위기에 빠진 SK. ⓒ 뉴시스

‘한십두’의 불명예 기록을 보유한 유일한 팀은 1990년 OB 베어스(현 두산)다. 당시 OB는 이광환 감독 체제 하에 투, 타 모두에서 노쇠화의 문제점이 일제히 터졌고 5월말부터 6월 중순까지 11연패 부진에 빠졌다.


결국 이광환 감독이 경질 수순을 밟았고 재미교포 출신 이재우 타격 인스트럭터가 급하게 감독 대행 자리에 올랐으나 팀을 추스르는데 실패했고 결국 7월 들어 또 한 번의 11연패 악몽을 겪었다.


‘한십두’ 근처에 갔던 팀들도 있다.


2002년 롯데는 6월 한 달간 1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 기간 롯데는 우용득 감독(경질), 김용희 감독대행, 백인천 감독 등 3명의 사령탑들이 지휘봉을 나눠잡았으나 연패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 막판 다시 연패가 시작됐고, 이듬해 4월 중순까지 다시 13연패가 이어졌다.


암흑기는 계속됐다. 이미 13연패를 기록했던 롯데는 2003년 7월부터 8월초까지 또 15연패의 지옥을 맛봤고 ‘두십세(두 시즌 십연패 세 번)’라는 희귀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때 사령탑은 모두 백인천 감독이다.


최다 우승에 빛나는 해태 타이거즈도 김응용 감독 부임 마지막 해인 2000시즌 ‘한십두’를 연출할 뻔했다. 그해 해태는 5월 초 9연패에 빠진 뒤 8월부터 9월 초까지 다시 한 번 9연패를 경험한다. 그리고 이듬해 시즌 도중, 해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KIA로 타이거즈의 역사가 계승된다.


2008년 김재박 감독 체제 하의 LG 트윈스도 ‘한십두’에 다가섰던 팀이다. 당시 LG는 5월에 9연패, 그리고 6월에도 다시 한 번 9연패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이전 시즌 5위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를 바라보는 듯 했던 LG는 2008년 두 번의 9연패와 함께 최하위로 처지며 자존심을 세우지 못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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