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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나다 “바닥에 떨어진 자존감, 다신 음악 못할 줄 았았죠”


입력 2020.06.26 08:38 수정 2020.06.26 08:3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나다, 2년 7개월 만에 신곡 '내 몸' 25일 발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이름에서부터 강한 자신감, 자존감이 묻어난다. 직접 지은 ‘나다’(Nada)라는 활동명은 특별한 의미는 없지만 ‘나는 나다!’라는 자신감에서 따온 이름이다. 엠넷 ‘언프리티랩스타3’가 방송된지 벌써 4년이 지났지만, 나다는 여전히 해당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로 불린다. ‘걸그룹’ 출신이 아닌 ‘래퍼’로서 입지를 다지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이는 나다 특유의 입담과 호탕한 성격, 자신감 넘치는 태도가 바탕이 됐다.


방송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얼굴을 알렸지만, 2018년 1월 발표한 ‘라이드’ 이후 2년 반 이상의 공백기를 가졌다.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분쟁을 거쳤고, 직접 운영한 회사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누구보다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자존감이 떨어졌던 시기에요. 한 번 자존감이 떨어지고 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작업도 마음대로 안됐어요.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음악을 내는 것도 떳떳하지 못한 기분이랄까요. 다신 음악을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큰 장점이었던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중의 눈에서 멀어지면서 ‘휴식’을 택한 나다는 온전히 그 시간을 자신을 위해 투자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존에 자신이 가졌던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그러던 중 나다의 손을 잡아준 건 현 소속사 대표였다.


“경제적으로 힘든 걸 벗어나기 위해 레슨을 시작했어요. 지금 소속사의 아카데미에서 랩을 가르쳤는데, 대표님도 회사도 정말 좋더라고요. ‘이 회사에서 앨범 냈으면 잘 했을 것 같다’고 장난을 쳤는데, 대표님이 ‘음악 다시 할 생각 있냐’고 하시길래 덥석 물었죠. 하하”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그렇게 나온 곡이 25일 오후 6시 공개되는 ‘내 몸’이다. 압도적인 볼륨감과 섹시미를 뽐냈던 나다여서인지 신곡 제목을 듣고 대부분의 대중은 ‘이번에도 섹시 콘셉트’라고 연상했던 터다. 아주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 ‘섹시미’는 내면과 외면의 건강함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가사에서 ‘누구도 날 끌어내릴 수 없게’ ‘누구 아닌 나를 더 사랑할래’라고 외친다. ‘남들이 바라보는 내 몸’이 아닌, ‘내가 사랑하고 투자하는 내 몸’을 담아냈다.


뮤직비디오에서 나다는 댄서들과 함께 러닝머신 위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건강미 넘치는 몸매를 드러내고, 러닝머신 위에서 격렬하게 춤을 춘다. 친구인 미나 명 안무가와 함께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떠오른 콘셉트였다.


“제목과 뮤직비디오 콘셉트만 보면 분명 몸매 자랑을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사를 꼭 들어봤으면 좋겠어요. 사실은 내 몸을 사랑하고 나를 건강하게 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거든요. 콘셉트적으로 건강한 몸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외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했어요. 5년 만에 식단조절도 하고, 운동을 했지만 절대로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음악은 아니에요. 보시면 아시겠죠?(웃음) 그냥 살을 뺀 게 아니고 근육을 만들어서 건강한 몸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였죠”


이번 신곡 ‘내 몸’의 가사에서도 드러나듯 나다는 사회적 이슈인 여성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개설하고, 그 안에서 벌어들인 수익금 일부를 미혼모 가정에 기부하고 있다. 또 시청자들의 사연을 받아 고민상담을 하는 ‘나 대신’(나다가 대신 해결해드립니다) 코너도 진행 중이다.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

“요즘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을 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데,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어요. 각자의 아름다움이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살았으면 한다고요. 저 역시 자존감이 떨어지고 힘든 시기를 보내서 더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언프리티랩스타3’에 출연하면서 나다가 불렀던 ‘낫띵’(Noting)과도 맞닿아 있다. ‘Nada’는 스페인어로 ‘noting’이라는 뜻이다. 실제 노래 가사를 통해 ‘Nada is noting’이라고 언급하기도 했고, 5년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걸그룹의 멤버로서 지내다 래퍼 나다로서의 자부심을 표출한 곡이기도 하다. 당시 이 곡은 다수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면서 그녀의 대표곡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특히 ‘어제의 고민도 지나고 보면 별 거 아냐’ ‘매여 있지 않고 다 지나가 버렸어’ ‘정말 비워낼 때 기회는 찾아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왔잖아’ 등 누군가에게 위로를 줬고, 또 슬럼프를 겪고 있는 나다 스스로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나다는 스스로를 “나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면서 “지난 일은 지금도 지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게 바로 나다가 다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어떻게든 이겨냈잖아요. 다시 음악을 하게 된 만큼,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 누구와 비교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런 생각이 더 나를 외롭게 하는 것 같아요. 뒤돌아봤을 때 지금의 시기에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유명하지 않은 아이돌로 살다가 래퍼로 일어섰던 것처럼, 지금도 자존감을 잃었던 시기를 거쳐 다시 털고 일어설 수 있게 됐잖아요. 나와 같은 상황의 누군가에게 내가 힘이 될 수 있었으면 해요”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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