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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사라지는 공적마스크 제도…“이제는 얇은 마스크 좀 사고 싶어요”


입력 2020.07.02 05:00 수정 2020.07.01 21:29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종로구 일대 약국서 만난 시민들 여유롭게 마스크 구입

편의점 비말차단 마스크 매대 '텅텅'… 물량 턱없이 부족

1일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이 웰킵스·에어퀸 등에서 제조된 비말차단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지만 일부 점포에는 공급이 되지 않았다. ⓒ데일리안

"공적마스크 제도 덕분에 그동안 충분히 마스크를 구할 수 있었잖아요. 그 부분은 고맙게 생각하지만, 정부가 왜 얇은 비말차단 마스크를 공적 제도로 활용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편의점에서도 판다는데 제 눈에는 안 보이네요."


지난 1일부터 공적마스크 조달청 구매가 전면 중단되고, 공적마스크 제도 만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부터는 기존 도매업체가 확보해 놓은 마스크 재고분이 약국가에 유통되는 셈인데, 현재 도매업체들이 보유한 마스크 재고분이 충분한 만큼 현장에서 공적마스크 공급 부족 현상은 없어 보였다. 다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무더위에도 착용하기 쉬운 비말차단 마스크인데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들은 이날부터 웰킵스·에어퀸 등에서 제조된 비말차단 마스크를 전국 점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은 KF-AD급 마스크로 비말을 95% 차단해준다. 기존 KF마스크보다 얇아 호흡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븐일레븐은 ‘웰킵스 비말차단용 마스크(5개입)’를 3000원에 판매, 개당 가격은 600원이다. 오는 3일에는 ‘네퓨어 비말차단용 마스크’ 대형과 소형 2종(각 5개입, 4500원)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개당 900원으로 다소 비싸다.


이마트24에서 판매하는 비말차단 마스크는 ‘웰킵스(5개입)’와 '에어퀸(2입)’으로 개당 가격은 각 600원, 975원이다. 이마트24는 7월 첫째 주에만 웰킵스 30만장, 에워퀸 70만장 등 총 100만장을 시장에 내놓는다.


정부는 공적마스크와 달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비말차단 마스크에 1인당 구매 제한을 걸지 않았다.


1일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이 웰킵스·에어퀸 등에서 제조된 비말차단 마스크 판매를 시작했지만 일부 점포에는 공급이 되지 않았다. ⓒ데일리안

이날 비말차단 마스크를 사려고 서울 종로구 인근의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을 방문해봤다. 그러나 판매 첫날이다 보니 점포별로 공급 물량이 들쑥날쑥이었고, 입고되자마자 전부 팔려나간 탓에 마스크 매대가 텅 빈 곳이 많았다.


대부분 면마스크나 KF80·94 마스크는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수량도 넉넉했고, 장당 가격도 800원에서 15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일회용 마스크의 경우 '1+1' 행사 중인 곳도 있어서 가격은 더 내려갔다. 다만 비말차단 마스크는 재고가 없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종로구의 CU 편의점 직원은 "오늘 들어온다고 했던 비말차단 마스크가 공급되지 않았다. 격일로 들어오기로 했는데 내일은 원활하게 들어올지 잘 모르겠다"면서 "주변 다른 편의점들은 아침에 들어오자마자 다 팔려나갔다는데, 우리는 물류가 안 들어와서 개시를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송모(32·남)씨는 "웰킵스 쇼핑몰에서 '광클'했지만 구매에 번번이 실패해 오늘 비말차단 마스크를 사려고 편의점마다 들렀다가 출근했다"며 "두꺼운 KF 80이나 94 마스크 대신에 얇은 마스크를 구하고 싶은데 편의점에도 약국에도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해 보니 이날 오후 세시 기준 종로구 일대 약국들의 공적마스크 재고는 모두 100개 이상이라고 떴다. ⓒ데일리안
찬밥 신세 된 공적마스크… 제도 종료 소식에도 '사재기' 현상 없어


공적마스크 제도가 사라진다는 소식이 연일 보도됐지만, 약국에는 크게 영향이 없는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3시 기자가 방문한 한 약국에는 마스크를 구입하러 온 시민들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병원에 다녀온 후 처방전을 들고 방문했거나 연고나 파스 등을 사러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공적마스크를 구매한 박모(34·여)씨는 "6월에 공적마스크 5부제가 폐지된 이후부터 편하게 마스크를 샀다"면서 "공적마스크 제도가 없어진다고 해서 초조하다거나 불편한 건 못 느끼겠다. 얇은 비말차단 마스크를 사고 싶지만 없으니까 이거라도 구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말차단 마스크 등장에 공적마스크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찌감치 재고 물량을 반품하는 약국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1일 방문한 약국 한 켠에 공적마스크가 그대로 쌓여 있다. ⓒ데일리안

종로의 한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는 "공적마스크를 한참 찾을 때는 약국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서 난처했는데 제도가 폐지된다고 하니 일이 훨씬 수월해지는 면도 있다. 현재 비말차단 마스크는 약국에는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종로 일대 약국에 공적마스크 재고가 쌓여 있다. 1인당 10장까지 구매 가능한데 찾는 사람이 없어 아무래도 반품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말차단 마스크 등장에 공적마스크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일찌감치 재고를 반품하는 약국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확인해 보니 이날 오후 세시 기준 종로구 일대 약국들의 공적마스크 재고는 모두 100개 이상 이라고 떴다.


한편, 정부는 관련 법률 등을 다시 마련해 공적마스크 제도를 계속해 운영할지, 아니면 마스크 수급을 시장 기능에 맡길지 등을 논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공적마스크 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기보다는 마스크 종류별로 공적 물량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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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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