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금리 12개월 기준 1.76%…하락폭 ‘최대’-금리수준 ‘최저’
대형사 필두로 중소형사 수신금리 인하 가세…"추가 하향 가능성도 여전"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연체율 리스크 등이 부상하면서 2%대 금리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는 등 금리 인하 도미노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14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12개월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1.76%(13일 기준)로 집계됐다. 1년 전 동일 조건의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2.58%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0.72%p 낮아진 것이다. 저축은행 금리가 이같은 급격한 하락폭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금리수준 또한 역대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 4~5%를 상회하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는 2013년 처음으로 2%대(2.85%)로 떨어져 2016년 4월 1.9%대까지 추락했다. 이후 2019년까지 2%대를 유지해왔으나 올들어 또다시 1%대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가 1.7%선까지 떨어진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저축은행 가운데서는 중대형사들이 이같은 금리인하 기조를 적극 이끌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0일 자사 대표상품인 사이다 보통예금 금리를 1.4%에서 1.2%로 0.2%p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5월 해당 금리를 1.7%에서 1.4%로 0.3%p 내린 데 이어 두달 만에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이달 초부터 ‘OK정기예금(1년)’과 ‘ISA정기예금(1년)’ 금리를 1.7%에서 1.5%로 낮췄고, 웰컴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역시 0.2%p 줄어든 1.65%를 기록했다. JT저축은행도 1.7% 수준이던 ‘JT점프업 저축예금’을 0.2%p 낮춘 1.5%로 변경해 운영에 나섰고 OSB저축은행도 지난 10일부터 기존 연 1.5~2.0% 수준이던 정기예금 금리(3~36개월)를 일제히 0.1%p 낮췄다.
여기에 소형저축은행 역시 금리인하 움직임에 본격 가세하고 있다. 라이브저축은행은 지난 6일부터 정기예금 수신금리를 1.9~2.0%(12개월 기준)에서 0.1%p 인하한 1.8~1.9%로 하향 조정했고 스카이저축은행의 정기예금(비대면) 금리 역시 0.3~0.4%p 인하됐다.
이같은 금리 인하 움직임은 지난달 한국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 돌입에 나서면서 저축은행 역시 영향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 수신과 자기자본으로만 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의 직접 영향권에 들지는 않지만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게 된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연체율 리스크 우려가 커진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예대율 관리와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수신을 줄여 예대마진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이 지속되는 한 저축은행 금리도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