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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오보로 검언유착 의혹 역풍…'권언유착' 의혹으로 불똥


입력 2020.07.24 00:15 수정 2020.07.24 05:0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KBS 검언유착 오보 사태 일파만파

KBS인 연대 "왜곡전달한 제3인물" 의심

KBS 측, 사과했지만 취재원은 비공개

"검언유착 몰이하다 권언유착 꼬리 밟혀"

검언유착 관련 오보를 낸 KBS 기자와 데스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한동훈 검사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검언유착 관련 오보를 낸 KBS 기자와 데스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한동훈 검사장(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사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두 사람의 '공모'를 증명할 스모킹건이라던 KBS 보도가 오보로 밝혀지면서다. 무엇보다 '오보'의 배후에 제3자의 청부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언유착으로 몰아가기 위해 모종의 세력이 '작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KBS법조팀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23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안팎으로 논란을 초래하고 동료 여러분께 근심을 끼치게 된 점에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해당 보도는 장기간에 걸친 취재를 통해 사건 실체에 접근하려 했던 것이지, 누군가의 하명 또는 청부를 받아 해당 보도를 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해명과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녹취록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언을 단정적으로 보도한 배경이 여전히 석연치 않고, 취재원도 공개하지 않아서다. KBS법조팀은 "녹취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전언 보도임에도 단정적 표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취재원 보호'와 '법적 시비'를 이유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논란은 지난 18일 KBS 뉴스9이 이 전 채널A 기자와 한 검사장의 유착의혹 관련 "기자와 검사의 공모정황을 확인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KBS는 "이 전 기자가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하면 윤석열 총장에게 힘이 실린다는 등의 유시민 이사장 관련 취재 필요성을 언급했고, 한 검사장은 돕겠다는 의미의 말과 함께 독려성 언급도 했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다음날 이 전 기자가 공개한 녹취록 전문에는 해당 내용이 없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검사장도 "완전한 허구"라며 취재기자와 데스크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KBS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단정적으로 표현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한 검사장 측은 해당보도의 취재원을 밝히지 않는다면 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며 강수를 뒀다. 보도에 등장한 '녹취록' 내용은 이 전 기자와 서울중앙지검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과연 누가 정보를 입수하고 또 왜곡해서 흘린 것인지가 핵심이다.


KBS는 내부분열 상황으로 치닫는 중이다.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는 전날 성명을 통해 "KBS 역사상 유례없는 대참사"라며 양승동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책임자 직무 정지를 촉구했다. 이날도 성명을 내고 "녹취록 내용을 왜곡해 전해주고 리포트 방향을 설정하는 데 역할을 한 외부인물이 있느냐"며 "정치권 인사인가, 검찰 인사인가, 아니면 정치 브로커인가. 실체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을 애시당초 권력에 의해 날조된 프레임 공작이라고 의심하는 측에서는 이번 KBS의 오보도 공작의 연장선으로 의심하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KBS에서 보도한 부산 녹취록은 오직 채널A 기자와 서울중앙지검만이 갖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중앙지검에서 확보하고 있는 녹취록을 누군가 왜곡발췌한 것을 KBS기자가 물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누군가 방송사를 내세워 언론플레이를 한 셈인데, 이들에게 흘린 게 누구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한 뒤 "정치적 이유에서 사안을 무리하게 검언유착으로 몰고가다가 역으로 권언유착의 꼬리를 밟힌 셈인데, KBS와 MBC는 취재원이 누구였는지 밝혀야 한다. 이 사람들, 무서운 인간들이다"고 덧붙였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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