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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펩, 맨시티 숙원 들어올리나


입력 2020.08.07 21:47 수정 2020.08.07 22:21        박시인 객원기자 ()

펩, 뮌헨-맨시티서 챔스 우승 실패

8일 홈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16강 2차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이어. ⓒ 뉴시스 챔피언스리그 우승컵 빅이어. ⓒ 뉴시스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명실상부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이 쌓은 업적은 화려하다. 2008년 FC바르셀로나에서 A팀을 맡고 첫 시즌 만에 트레블을 달성했고, 2009년 한 해에만 6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성과를 거뒀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끈 바르셀로나는 이른바 천하무적이었다.


최전방 리오넬 메시의 엄청난 파괴력, 미드필드에서 사비 에르난데스·안드레스 이니에스타·세르히오 부스케츠의 하모니로 모든 팀들을 압도했다. ‘티키타카’로 대변되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와 볼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는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을 일으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4시즌 몸담으며 리그 우승 3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코파 델 레이 우승 2회 등 각종 슈퍼컵과 FIFA 클럽월드컵까지 포함하면 총 14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1-12시즌을 끝으로 사임했다. 1년 휴식을 취한 뒤 다음 행선지는 독일 분데스리가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2013-14시즌부터 3년 동안 리그 3연패, DFB 포칼 2회 우승을 기록했지만 정작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지휘봉을 잡기 직전인 2012-13시즌 유프 하인케스가 바이에른 뮌헨의 트레블을 이끈 것과 비교되며,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못했다.


세 번째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EPL)였다. 맨시티는 매년 과감한 투자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우승컵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유럽 최고의 명문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숙원을 해결해줄 적임자로 과르디올라를 낙점했다.


첫 시즌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점유율 축구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통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하지만 2년차인 2017-18시즌 승점 100으로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을 경신하며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18-19시즌에도 승점 98로 리버풀에 1점 앞서며 리그 2연패에 성공했다. 이 시즌 도메스틱 트레블(리그, FA컵, 리그컵 우승)을 달성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 뉴시스 펩 과르디올라 감독. ⓒ 뉴시스

올 시즌은 다소 주춤했다. 개막을 앞두고 약점이었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로드리, 풀백에 주앙 칸셀루, 앙헬리뇨를 영입하며 리그 3연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예상과 다르게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맨시티는 저 멀리서 리버풀의 독주 체제를 지켜봐야 했다. 특히 리그에서만 9패를 당했는데, 이는 과르디올라가 역대 감독을 맡은 시즌 가운데 리그 최다 패배다.


이뿐만 아니라 FA컵 4강에서는 아스널에 0-2 완패하며 탈락했다. 하필 지난해까지 자신을 보좌하며 수석코치로 지낸 미켈 아르테타와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 시즌 자국 대회 3관왕에 오른 맨시티는 리그, FA컵 우승에 실패한 채 리그컵 우승에 머물렀다.


사실 최근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평가가 다소 갈리는 것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부진이다. 리그 우승 제조기로 불릴만큼 리그에서는 극강의 포스를 자랑한다. 감독 커리어 11시즌 가운데 무려 8회 리그 우승을 차지했으며, 바르셀로나를 제외하더라도 지난 7시즌 중 무려 5번이나 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에 반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9년 동안 인연이 없었다. 2010-11시즌 바르셀로나에서 빅이어를 쟁취한 이후 바이에른 뮌헨 3시즌, 맨시티에서 3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물론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결코 쉽지 않은 미션이다. 역대 챔피언스리그 감독 최다 우승 횟수는 3회다. 지네딘 지단, 밥 페이즐리, 카를로 안첼로티 등 불과 3명만이 3회 우승을 경험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미 두 차례나 우승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는 것은 강팀만 맡으며 성공 스토리를 써왔다는 게 주된 골자다. 전성기 메시의 바르셀로나, 분데스리가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한 바이에른 뮌헨, 큰 손 맨시티 등 최상의 스쿼드와 재력이 좋은 팀들을 맡았다. 빅클럽이 아닌 팀에서는 아직 검증된 것이 없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언제나 과르디올라와 비교 대상에 놓인 주제 무리뉴는 과거 ‘언더독’ 포르투를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끈 바 있고, 위르겐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의 준우승, 리버풀의 우승을 거두며 대조를 이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엄청난 지원을 등에 업으며 자신이 원하는 스쿼드를 구축했다. 지난 4년 동안 리야드 마레즈, 아이메릭 라포르트, 벵자맹 멘디, 존 스톤스, 카일 워커, 르로이 사네, 베르나르두 실바, 에데르송, 가브리엘 제주스, 다닐루, 일카이 귄도안, 로드리, 주앙 칸셀루, 앙헬리뇨의 가세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세 차례 4강 진출을 이끈 것에 반해 맨시티에서는 최고 성적이 8강이다. 2016-17시즌 16강에서 모나코에게 패했고, 2017-18시즌에는 리버풀에게 덜미를 잡혀 8강에 그쳤다. 지난 시즌도 우승 적기로 평가받았지만 8강에서 토트넘에게 무릎을 꿇었다. 세 팀 모두 충분히 이길 만한 상대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번 2019-20시즌은 과르디올라에게 7번째 챔피언스리그 도전이다. 맨시티 4년차로 접어든 과르디올라로선 이젠 무언가 성과를 내야할 시기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된 UEFA 챔피언스리그는 오는 8일부터 재개된다. 맨시티는 8일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16강 2차전을 치른다.


원정 1차전에서는 2-1로 승리했다. 이 경기서 과르디올라 감독는 레알 마드리드에 허를 찌르는 승부수로 재미를 봤다. 볼 점유율을 취하는 대신 4-4-2를 기반으로 하는 두 줄 수비를 내세우며, 다소 실리적인 전술로 응수했다.


최전방 투톱에 전문 공격수가 아닌 베르나르두 실바-케빈 데 브라위너를 내세우고, 왼쪽 윙어로 가브리엘 제주스를 포진하는 이색적인 전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기 내내 수비에서 불안감을 보인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 풀백 카르바할을 공략하기 위해 개인기와 돌파가 뛰어난 라힘 스털링을 2선 왼쪽 윙어로 교체 투입하고, 제주스를 전방으로 올린 용병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제주스는 후반 32분 헤더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38분에는 스털링이 빠른 돌파를 통해 카르바할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전방 공격수로 활약한 데 브라위너는 1골 1도움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그동안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원정에서 매우 약한 면모를 보인 바 있다. 그래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거둔 원정 승리는 매우 값졌다.


이번 2차전 역시 지단 감독과의 지략 대결이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재개 이후 10승 1무를 거둘만큼 정상 궤도로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빛나는 지단 감독은 단기 토너먼트에 매우 강하다.


과르디올라가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고, 명장으로서의 건재를 과시할지 주목된다.


*펩 과르디올라, 역대 UEFA 챔피언스리그 성적


2008-09시즌 바르셀로나 우승


2009-10시즌 바르셀로나 4강 (인테르전 패배)


2010-11시즌 바르셀로나 우승


2011-12시즌 바르셀로나 4강 (첼시전 패배)


2013-14시즌 바이에른 뮌헨 4강 (레알 마드리드전 패배)


2014-15시즌 바이에른 뮌헨 4강 (바르셀로나전 패배)


2015-16시즌 바이에른 뮌헨 4강 (AT 마드리드전 패배)


2016-17시즌 맨체스터 시티 16강 (모나코전 패배)


2017-18시즌 맨체스터 시티 8강 (리버풀전 패배)


2018-19시즌 맨체스터 시티 8강 (토트넘전 패배)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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