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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마일’ 구속 붙은 류현진, 거짓말 아니었다


입력 2020.08.12 12:56 수정 2020.08.12 13:1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마이애미전 최고 스피드 91.9마일...평균 구속 90.1마일

구속 살아나니 변화구 위력 강해져..몸 상태 '정상' 입증

류현진 ⓒ 뉴시스 류현진 ⓒ 뉴시스

“구속 저하? 몸에 이상 없어 나아질 것으로 본다.”


시즌 첫 2경기(9이닝 8실점)에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류현진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살렌필드에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7탈삼진을 추가한 류현진은 AL 9이닝당 탈삼진 부문 5위(10.08)에 올랐다.


개막 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이 8.00까지 치솟았던 류현진은 지난 6일 애틀랜타전(5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번에도 호투하며 4.05로 끌어내렸다.


비록 마무리 배스가 4-1 앞선 9회초 2사 1,3루에서 서벨리에게 동점 스리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시즌 2승 달성에는 실패(토론토 5-4승)했지만,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에이스 역할을 다했다.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베테랑다운 모습도 보여줬다.


80.5마일짜리 체인지업이 가운데 몰려 홈런 1개 맞은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극심한 난조에 빠졌던 시즌 초반 2경기와 달리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했고, 특유의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한 우타자 몸쪽 파고드는 승부도 눈에 띄었다.


또 달라진 것이 구속 증가다. 시즌 첫 패배를 당했던 워싱턴 내셔널스전(4.1이닝 5실점)에서 류현진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시속 142.4km에 그쳤다.


류현진이 볼 스피드로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지만, 개막 초반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지다 보니 주무기 체인지업 위력도 급감했던 것이 사실이다. 직구 평균 구속은 지난해 시속 146㎞에서 시속 140.6㎞까지 떨어졌었다. 워싱턴전 이후 류현진은 MLB.com을 통해 “구속 저하를 느끼긴 했는데 몸에 이상은 없다. 곧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몸에 이상을 느낄 수도 없고, 구속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깎고, 아내와 딸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심한 뒤 등판한 애틀랜타전(5이닝 무실점)에서는 약 2km 이상 붙었다. 이날 류현진은 시즌 첫 승도 수확했다.


류현진 ⓒ 뉴시스 류현진 ⓒ 뉴시스

마이애미전에서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1.9마일(148.0km)까지 찍었고, 평균 구속은 90.1마일(145.1km)로 측정됐다. 90마일 이상 찍은 공은 20개를 초과했다. 구속이 살아나면서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37%(34/92)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세 번의 등판에서 속구의 비중은 20% 안팎이었다. 구속이 살아나면서 패스트볼에 자신이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틀랜타전에서 8탈삼진 가운데 6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는데 이날은 7탈삼진 중 3개가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 주무기 체인지업을 노렸던 타자들은 류현진의 빠른 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구속 저하로 인해 몸 상태에 물음표를 달았던 현지언론들 앞에서 거짓말이 아님을 확실하게 입증한 한판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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