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높은 빅클럽들, 환경적 변수로 대거 탈락
남은 경기에서도 이변 속출할지 축구팬들 관심
어렵게 재개된 유럽 클럽대항전(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로파리그)에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세비야는 17일(한국시간)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 슈타디온에서 열린 ‘2019-20 UEFA 유로파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준결승 단판 승부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세비야는 지난 우승을 차지했던 2015-16시즌 이후 4년 만에 파이널 무대에 오른다. 세비야의 결승 상대는 이튿날 경기를 펼칠 인터 밀란(이탈리아), 샤흐타르(우크라이나)의 승자다.
지난 7월, 2019-20시즌 리그 일정을 모두 끝낸 유럽 리그는 잠깐의 휴식을 취한 뒤 마무리를 하지 못한 유럽클럽대항전 잔여 일정에 돌입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선수들을 한 곳으로 불러 모았고 8강부터 결승전 장소인 포르투갈(챔스), 독일(유로파)에서 기존 홈&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로 올 시즌 주인공을 가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낯선 중립 구장에서의 무관중 경기, 게다가 단판 승부로 펼쳐지다 보니 매치업의 대부분에서 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먼저 챔피언스리그 8강의 경우, 사실상 결승전으로 불렸던 바이에른 뮌헨과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이 8-2라는 충격적인 스코어로 결론이 났다. 두 팀의 객관적인 전력이 큰 차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나머지 3경기는 PSG와 아탈란타를 제외하고 모두 언더독이 승리하는 파란이 일었다. 이적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가 평가하는 선수단 몸값 1위인 맨체스터 시티(약 10억 600만 유로)는 3분의 1 몸값에 불과한 올랭피크 리옹에 제대로 덜미를 잡혔다.
몸값 8위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7억 8480만 유로)도 이변의 태풍에 휩쓸렸다. 아틀레티코를 물리친 팀은 구단 창단 1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에 오른 라이프치히(5억 783만 유로)다.
PSG(8억 145만 유로, 7위)도 이탈리아의 아탈란타(2억 6170만 유로, 35위)를 상대로 진땀승을 거뒀다. PSG의 압도적인 경기가 될 것이란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아탈란타 선수단 전체 연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는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가 너무도 좋아하는 모습이 축구팬들 머릿속에 진하게 남았다.
4강 토너먼트가 진행 중인 유로파리그에서도 이변이 나왔다. 선수단 평가액 9위에 올라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절반 몸값에 불과한 세비야(25위)에 역전패해 올 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유로파리그의 마지막 4강 경기는 인터 밀란과 샤흐타르의 맞대결이다. 이들 역시 4배에 달하는 몸값 차이가 분명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인터 밀란 쪽에 무게 추가 쏠린다.
최근 축구 시장은 어마어마한 자본이 유입되면서 다수의 공룡팀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투자한 만큼 성적이 나온다는 ‘축구 자본주의’ 이론은 사실상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번 유럽클럽대항전은 다윗이 골리앗을 잡을 수 있는 환경적인 변수(중립 구장, 무관중, 단판 승부)가 마련됐고 실제로 현실이 되는 양상이다. 챔피언스리그의 4강 2경기와 결승전, 그리고 유로파리그의 4강 1경기와 결승전에서도 이변이 발생할지 축구팬들이 숨 죽여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