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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모자 잘못 쓴 김광현, 승부는 과감하게!


입력 2020.08.18 08:38 수정 2020.08.18 08:4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시카고 컵스전 통해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 '역시 선발감'

모자 바꿔 쓰며 우왕좌왕..타자와는 자신 있게 승부

김광현 ⓒ 뉴시스

‘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악재를 딛고 마침내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18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리글리 필드서 펼쳐진 ‘2020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원정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3.2이닝(투구수57) 3피안타(1홈런) 1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86.


더블헤더로 7이닝까지만 치른 이날 경기에서 김광현은 승패없이 물러났지만 팀의 3-1 승리에 일조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개막전에서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세이브를 챙긴 이후 시즌 두 번째 등판이다. 팀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공백기도 길었다.


모자까지 바꿔 쓰고 등판할 정도로 긴장한 탓인지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 이어 선발 데뷔전에서도 아슬아슬했다.


1회 선두 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공 2개로 내야 뜬공 처리했지만, 1사 이후 앤서니 리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하비에르 바에즈에게는 낮은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윌슨 콘트레라스를 고의 4구로 내보낸 김광현은 이안 햅과 데이비드 보트를 각각 3구 삼진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모면했다.


하위타선을 맞이한 2회는 첫 삼자범퇴도 기록했다. 타선의 지원을 받아 1-0 앞선 3회에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브라이언트에게 안타를 내줬고, 리조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 바에즈를 병살타로 처리했고 콘트레라스 마저 1루수 땅볼 유도하며 1회에 이어 큰 고비를 넘겼다.


4회에는 MLB 데뷔 이래 첫 홈런을 맞았다. 4회 선두타자 이안 햅에게 왼쪽 담장을 넘는 1점포를 허용했다. 89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몸쪽 높게 형성되면서 좌측 펜스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됐다.


이후 보트와 페글리를 내야 땅볼 처리했지만, 투구수가 60개(57개) 근처에 이르자 실트 감독은 김광현을 교체했다. 보직을 선발로 바꿔 약 3주 만에 실전 등판한 김광현을 특별하게 관리하겠다는 실트 감독의 의지였다.


김광현 ⓒ 뉴시스

긴장한 탓에 우왕좌왕했지만 타자들과의 승부는 날카로웠다. 김광현은 최고 시속 91.6마일(약 147.4㎞)의 직구와 주무기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자신 있게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이나 구위가 인상적인 것은 아니지만 선발 데뷔전을 치르는 김광현은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운 과감한 몸쪽 승부로 박수를 받았다. 위기는 많았지만 투구 리듬을 빠르게 가져가며 동료들을 지치게 하지 않았다. 3.2이닝 동안 고의사구 포함 3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은 아쉽지만, 헵에게 맞은 홈런 외 실투는 없었다.


선발투수로서도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입증한 데뷔전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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