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사주간지가 지적한 文정부의 내로남불
"비판 뿜어냈던 자들이 자신 향한 비판은 거부"
전 대통령 남 탓한다 맹비난 하더니 코로나 시국 속 남 탓 일관
말만 번지르르한 내로남불 보고 싶어하는 국민 많지 않을 것
오죽하면 영국의 한 시사주간지조차 지구 반대편의 문재인 정부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 비판했을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22일 '한국 진보통치자들이 발산한 내면의 권위주의(South Korea’s liberal rulers unleash their inner authoritarians)'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격을 "비판을 뿜어냈던 자들이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Used to dishing out the criticism, they seem unwilling to take it)"고 평가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보여준 내로남불의 사례로 한 우파 유튜버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조국 전 법무장관, 청와대가 김정숙 여사의 잦은 해외 순방을 비판한 중앙일보를 고소한 사건, 민주당이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를 고발한 사례 등을 들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의 좌파는 군사 독재에 맞섰다는 정치적 정체성을 쌓았고, 자신들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표현의 자유는 우선 순위가 아니다(Activists forged their political identities against a military dictatorship implacably hostile to their aims, so opponents’ freedom of expression was not a priority)"고 표현했다.
놀랍도록 정확하고 날카로운 분석에 가슴이 철렁하는 한편, 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언론으로부터 이러한 비판을 듣는 지경에 이른 대한민국 정부의 현실에 애석함이 느껴진다.
문재인 정부의 '내로남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서도 정부의 방역 실패에 대한 반성보다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일부 교회에 책임을 돌리는 모습에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의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이 낳은 참사로, 국가 리더십과 위기관리 능력이 지금처럼 허술했던 적이 없다"며 "메르스 슈퍼전파자는 다름 아닌 정부 자신"이라 비판한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남 탓 대통령'이라 맹비난 했던 것도 당시의 새정치민주연합이었다.
작금의 코로나 사태는 당시보다 확진·사망자도 많고 기간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길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이 모든 사태가 정부의 잘못이라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최소한 'K-방역'이라는 난 데 없는 용어까지 만들어가며 "정부는 잘 하고 있지만 교회가 문제다"라며 남 탓을 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 스스로 방역이 성공적으로 잘 되고 있다고 자화자찬을 벌였다가,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거둬들인 게 벌써 3차례다. 문재인 정부의 주장대로 국민들이 남 탓만 했던 '적폐 세력' 박근혜 정부에 신물이 나 문 대통령을 대안으로 선택했다면, 말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닌 진정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는 대통령의 남 탓이 아직 익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