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서 최재형 가족의 '사상' 언급
'文 정권 나쁜 사람들' 부친 인터뷰 트집
최재형 "가족이 감사원일 하는 것 아니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결과 앞두고 압박
최재형 감사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최 원장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감사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에서 41% 지지를 받았는데 그게 국민 전체로 볼 수 있느냐’고 말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왔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권위를 훼손했다는 '괘씸죄'에 가깝다.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최 원장 부친의 인터뷰를 문제삼는 발언도 나왔다.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최 원장의 부친은 좌파정권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인터뷰를 했다"며 "감사원장은 그간 발언과 회의 운영 등에서 이미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관련 시비에 휘말린 상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선일보 논설위원인 동서가 7000억원을 들여 고친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 것은 잘못한 결정이라는 논설을 썼다'는 취지의 질책도 나왔다. 가족 친지의 성향을 들어 최 원장도 친원전 논리에 경도된 게 아니냐는 뉘앙스다.
최 원장은 부친의 인터뷰와 관련해 "연세가 많으셔서 인터뷰인지 모르고 편하게 하신 말씀"이라고 했으며 "동서가 쓰는 글에 대해선 알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죄송하지만 제 가족들이 감사원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 원장을 향한 여권의 공세는 처음이 아니다. 법사위와 예결위 등 국회 상임위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최 원장의 과거 발언을 이유로 '대선 불복이나 다름없는 반헌법적 발상' '원전 마피아' '선출직도 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매도했으며,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사퇴하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힘 빼기'도 계속됐다. 지난 25일 박주민 의원은 국회 법사위에서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이) 4월 9일 직권심리에 출석했더니 회의를 친원전 일방적인 논리로 끌어가 놀랐다고 하더라"면서 "조사가 적절한지,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청와대가 추천한 감사위원 인사제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도 여권의 공세 대상이 됐다. 백혜련 의원은 지난 26일 예결위에서 "청와대에서 요청을 했는데 제청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이 검증에서 떨어졌으면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했다.
감사위원은 감사원장의 제청으로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청와대는 지난 4월 공석이 된 감사위원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하라는 요구를 했지만 최 원장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정부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올 경우 감사원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 원장은 대신 법관출신 인사를 추천했으나 다주택 문제 등 검증과정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은 감사위원 제청과 관련해 이날 예결위에서 "사전에 제청권자와 임명권자가 충분히 협의해 적절한 인물이 임명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감사위원 제청을) 권한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감사원장에게 맡겨진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중을 비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