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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예산안] 경제 어려운데 본예산 증액…’지출 만능주의’에 빠진 정부

  • [데일리안] 입력 2020.09.01 08:32
  • 수정 2020.09.01 09:15
  •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올해 전례 없는 4차 추경…유연성 있는 예산 편성 아쉬워

혁신·소득주도 사라진 ‘J노믹스’…임기 말 ‘뉴딜’ 성공 가능성 낮아


정부가 내놓은 내년 예산안 증액을 놓고 재정건전성과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정부가 내놓은 내년 예산안 증액을 놓고 재정건전성과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8.5% 늘어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가 침체된 부분을 확장적 재정지원으로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555조8000억원 규모의 ‘2021년도 예산안’을 확정·발표했다. 내년 예산안은 ▲경기회복 ▲한국판 뉴딜 ▲국정성과 가시화 등 크게 3가지에 집중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예산안은 경제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의지를 담았다”며 “(정부가)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편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 변수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편성한 전례를 볼 때 앞으로 예산 시스템이 무조건 증액보다는 본예산과 추경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구나 내년이면 문재인 정부 5년차에 접어든다. 사실상 임기 말기다.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해석이 강한 이유다.


◆코로나 정국에 예산 증액은 무리수…특별한 묘수도 없다


내년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8.5% 증액된 부분에 눈에 띄는 정책이나 사업이 없다. 매년 증액해야 한다는 고정적 프레임만 고수한 흔적이 역력하다.


코로나19로 올해 경제가 어려워진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555조 규모의 본예산은 정부나 시장이나 부담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 기준으로 확장적 재정기조하에서 전략적 재원배분과 함께 과감한 지출구조조정, 협업예산 등 재정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런데 재원배분을 보면 지난 3년(2018~2020년)간 바뀐 것이 없다.


문재인 정부가 집착하는 보건·복지·고용 등 이른바 ‘문케어’ 예산은 내년에 199조9000억원이다. 200조원 가까운 예산이 집행되는 셈이다.


한국판 뉴딜을 위한 환경, 산업 예산은 예상대로 증액됐다. 뉴딜 분야를 제외하고 산업 활력을 끌어내기 위한 예산이 부족한 부분이 아쉬운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코로나 변수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예산 증액이라는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확장적 재정정책이 차기 정부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양준석 카톨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 재정을 펴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가 채무 비율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이어 “어려움이 클 때는 재정을 이렇게 써도 되는데 이런 양상을 지속한다면 정부가 지출 만능주의에 빠졌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차기 집권 정부는 어떤 위기를 마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 유지라는 무거운 짐까지 떠맡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전반적으로 확장적 재정기조 하에서 재정건전성이 다소 약화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금과 같은 방역·경제 전시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 코로나 위기를 조기에 극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에도 추경 편성 확실…누구를 위한 예산인가


문 정부의 추경 편성 규모는 역대급이다. 올해 코로나19 발생이 추경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추경에 대한 정치권 논리에 재정당국이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반복됐다.


내년에도 코로나 정국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제 역시 더딘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8.5%가 늘어난 555조8000억원 규모의 본예산을 집행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은 셈이다.


각 분야별 신규 편성된 예산도 한국판 뉴딜과 코로나 예산을 제외하고 서민들이 주목할 만한 예산 사업이 부족하다. 일자리 57만개 창출은 최근 다시 높아진 실업률을 낮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숫자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본예산은 무조건 늘려야 한다는 재정당국의 경직된 예산편성 문화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차피 추경이 불가피하다면 본예산과 추경에 대한 유연한 편성을 시도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내년에도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 대증적으로 써야 하는 돈이 있을 텐데 그 경우 결국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며 “오히려 본예산을 줄이고 상황에 따라 추경을 통해 예산 규모를 늘리는 유연성을 발휘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시 “재정 적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흑자 재정을 펼쳐 예산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 책임”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 특이 사항이 없는데도 계속 적자 재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모아둔 돈을 다 쓰려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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