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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에게 추미애와 조국은 다르다


입력 2020.09.14 14:05 수정 2020.09.14 14:27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靑, 1년 전에는 검찰과 대립…지금은 상대적으로 '차분'

대응 기조, 정치적 상징성·사안 경중 등 영향 미친 듯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류영주 기자 조국(왼쪽) 전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데일리안 홍금표·류영주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이 '제2의 조국 사태'로 불리지만, 이를 대하는 청와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가장 주된 이유는 의혹 당사자와 문재인 대통령의 관계가 다르다는 점이다. 조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페르소나(분신)'으로 평가되지만 추 장관은 이러한 '정치적 상징성'이 없다.


청와대는 추 장관의 지난 13일 입장 표명에도 공식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청와대의 발언이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는 추 장관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특히 14일부터 진행되는 국회 대정부질문이 '추미애 사태' 중심으로 흐를 전망이어서 이를 주시하고 있다.


정가에서는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 태도가 조 전 장관 때보다 상대적으로 '차분하다'는 평가를 한다. 실제 청와대는 조 전 장관 사태 때 검찰의 항의를 들을 정도로 옹호에 나섰고,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을 수사 중인 검찰에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듯 한다"고 했다. 이는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논란으로 불거졌고, 대검찰청은 "수사개입을 중단하라"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응 기조의 차이가 있는 이유에는 우선 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다르다는 점이 꼽힌다. 조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렸다. 그는 대선 국면부터 문 대통령을 측면 지원하고,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현 정부 핵심 국정 기조인 '적폐 청산'을 진두지휘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며 사법 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매김했고, 차기 대선 주자로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추 장관은 그렇지 않다.


조 전 장관 사태 당시와 의혹의 경중이 다르다는 점도 언급된다. 조 전 장관의 경우 자녀 입시 비리, 사학 비리 , 사모펀드 등 일가를 둘러싼 의혹이 전방위적으로 제기됐다. 반면 지금은 추 장관 아들 문제만 거론되고 있다. 파급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세 번째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지난해보다 덜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지난해에는 '조국 사태'가 모든 정국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방역과 경제에 모든 이슈가 집중돼 있다.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추 장관 사태의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본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9월 둘째 주 정례조사(7~8일 조사, 9일 발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알앤써치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부정평가(47.2%)보다 높은 48.6%로 집계됐다. 반면 조 전 장관 사태 당시에 실시된 본보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곤두박질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사람이다. 이 정부에서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추 장관은 '문재인의 사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문 대통령과 생각·가치가 일치하는 사람이지만, 추 장관은 이 일에 적합해서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기용한 사람일 뿐"이라고 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통화에서 "문 대통령과의 관계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추 장관에게 마음의 빚이 있느냐, 없느냐라고 했을 때 '없다'고 할 수 있다"며 "조 전 장관은 지켜야 될 마지막 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추 장관이 검찰 개혁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마무리는 지어야 한다는 기조일 것"이라며 "민정수석실에서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는 건 심각함을 인식한다는 것이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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