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속 일정 차질…“채용 예년 수준이거나 축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채용 한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에 크고 작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하반기 채용 일정이 한 달 이상 미뤄지거나 비대면 채용 솔루션 도입이 대표적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통상 9월쯤 하반기 채용을 진행하는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인해 하반기 공채 일정을 정하지 못하거나 한 달 가량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그룹은 아직 하반기 채용 일정을 정하지 못했고, 현대백화점은 매년 9월에 하반기 공채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한 달 가량 일정이 늦었다. 또 신세계그룹은 상반기 매년 개최했던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진행하지 않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채용 일정을 미뤘다”며 “비대면 방식과 대면 방식을 병행해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며, 채용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일부 식품·유통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을 시작했다. 그러나 예년 대비 고용 인력을 축소하거나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채용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CJ그룹은 대기업 중 가장 먼저 하반기 채용에 나섰다. 하지만 예년 대비 채용 규모를 축소했다. CJ는 그동안 매년 상·하반기 신입 공채를 통해 1000명 안팎의 인원을 채용해 왔으나 지난해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뒤 올해부터 대규모 정기 공채를 단계적으로 줄이고, 계열사별로 수시 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하반기 신입사원 모집은 지난 7일부터 시작됐다. 채용을 발표한 계열사는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 ENM, CJ올리브영, CJ올리브네트웍스 등 6개사다. 코로나19 타격이 큰 CJ푸드빌과 CJ CGV는 제외됐다.
각 계열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 테스트 전형과 비대면(화상) 면접을 적극 추진해 지원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CJ는 신입사원 채용 시 각 사별 직무에 필요한 역량과 전문성을 중요한 선발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채용에서도 현업 부서에서의 적응도를 판단하는 인턴십 형태의 ‘직무수행능력평가’와 직무 실무 평가인 ‘직무 Fit’ 테스트를 지속 실시한다.
CJ그룹 관계자는 “예년만큼의 채용 규모까지는 아니지만 매년 상하반기 신입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원그룹은 지난 22일부터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 채용을 시작했다. 동원산업, 동원F&B, 동원홈푸드, 동원시스템즈, 동원건설산업, 동원엔터프라이즈 등 9개 주요 계열사에서 인재를 채용한다. 채용 규모는 100여명으로, 서류접수는 다음달 12일까지다.
동원그룹은 이번 채용 전 과정에 비대면 방식을 도입했다. 필기전형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역량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평가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지원자의 역량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할 예정이다.
또 채용정보를 제공하는 별도 온라인 사이트도 운영한다. 모집 전형 안내영상, 선배사원들의 합격 꿀팁 영상 등을 준비했다. 또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1:1 온라인 화상 상담도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하반기 공개 채용 과정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며 “이대로라면 내년 상반기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듯 하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