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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국감①] 4차 추경 실효성 논란 '불씨' 잔존…국가 부채 공방도


입력 2020.09.30 07:00 수정 2020.09.30 10:16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실사용 연령 빠진 통신비 지원 논쟁 예상

취약계층 독감 백신 접종, 수급상황 점검

국가채무비율, 재정준칙 도마에 오를 듯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작년 10월 23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내달 7일(세종시)과 8일(국회) 열리는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4차 추가경정예산안 실효성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의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 속 IMF·금융위기보다 상승폭이 가파른 국가채무비율을 두고 여야 간 설전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계 전문가들은 정치권이 추경 논의 과정에서 대립각을 세웠던 4차 추경의 현안을 국감 의제로 삼을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전망한다. 여야가 명절 전 지급을 위해 극적 타결을 이루긴 했지만 충분한 영향평가와 검토가 생략된 탓에 뒤늦은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어서다.


앞서 여야는 예산 9300억원을 배정해 추진한 만 13세 이상 통신비 2만원 일괄지급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여기에 국민의힘이 그 돈으로 전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자는 대안을 주장하면서 대립이 더 격화되기도 했다.


추석 전 골든 타임을 지키기 위해 결국 통신비는 선별지급으로, 독감백신은 취약계층으로 확정해 극적 타결을 이루는 데는 성공했지만 논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통신비 지급은 통신사만 배불리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크다. 추경안 통과 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의원(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준비한 통신비 2만원 지원은 이동통신 가입자의 97%가 정액 요금제 이용자여서 실효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연령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가운데 "통신비 지원이 오히려 세대 간 갈등만 키웠다"는 식의 논쟁이 점화될 전운도 감돈다. 합의 과정에서 정작 통신비 지출이 가장 높은 만 35~64세는 통신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대상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무료접종 역시 후속 대책 마련 차원에서 4차 추경 감사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예산은 마련했지만 백신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서 백신 수급이 꼬일 수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용 백신의 유통과정에서 상온 노출 문제가 발견되자 지난 21일 백신 접종을 전면 중단했다. 문제가 된 백신은 무료 접종용 물량 총 1900만 도즈(1회 접종분) 중 정부가 확보한 1259만 도즈 가운데 500만 도즈다. 폐기 처분이 많아질 경우 백신 수급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네 차례 추경을 비롯해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를 펴는 가운데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국가채무를 두고도 논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4차 추경 편성 후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인 846조9000억원으로 올랐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역대 최대인 43.9%로 늘었다. 국가채무비율은 작년(38.1%)보다 5.8%포인트 오르며 상승폭이 1998년 외환위기(3.9%포인트)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3.0%포인트)보다 더 크다.


국가채무비율 증가세는 시간이 갈수록 제어하기 어렵다. 기재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GDP 대비 국가채무가 46.7%로 올해보다 더 오른다고 분석했다. 나아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구조 변화와 그에 따른 경제 성장률 하락에 대응하지 않으면 2045년 국가채무비율이 99.0%까지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야권은 GDP 대비 국가채무 40%를 깨고 제약 없이 지출을 감행하면 재정 건전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반해 당정은 한국의 GDP 대비 채무비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야가 국가채무의 심각성을 분별하는 온도차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만드는 '재정 준칙'에 대한 야당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급격히 불어나는 국가채무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지켜야 할 기준을 담은 재정 준칙을 내달 초 발표하기로 했다. 그런데 국가채무비율 제한선 등 핵심 사안을 국가재정법이 아닌 '시행령'에 담겠다고 공표하면서 논란이 됐다. 시행령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고칠 수 있어 야당은 재정 준칙 도입 의미가 퇴색된다며 적극 반발하고 있다.


기재부 장관인 홍 부총리가 올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입장을 번복해온 점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대응 차원에서 진행된 두 차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서 처음엔 재정건전성을 명분으로 강하게 반대했지만 당정의 압박이 거세지면 '지급'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왔다. 이에 야당으로부터 정치권에 맥못추는 '물총리'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유준상 기자 (lostem_ba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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