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6경기 만에 7골...케인 도움 능력 급향상
왼쪽 풀백 레길론 가세와 아직 반영 안 된 베일 효과도
손흥민(28·토트넘)의 시즌 초반 득점 페이스가 가공할 만하다.
손흥민은 5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서 펼쳐진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결승골 포함 2골 1도움 활약으로 6-1 승리를 주도했다.
예상을 뒤엎고 왼쪽 허벅지에 테이핑까지 하고 출전을 감행한 손흥민은 맨유에 위협 그 자체였다.
1-1 맞선 전반 7분 만에 결승골을 뽑았다. 프리킥을 얻어낸 해리 케인이 혼란한 틈을 타 손흥민에게 패스를 찔러줬다. 맨유 수비수들의 틈을 파고든 손흥민은 GK 데 헤아의 키를 넘기는 재치 있는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EPL 이적 후 약 7년 만에 터진 맨유전 골이다.
라멜라를 가격한 행위로 마르시알이 퇴장 당한 직후인 전반 30분, 케인의 골을 어시스트(시즌 3호)한 손흥민은 전반 37분 세르주 오리에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방향만 틀어 골문을 갈랐다. 토트넘은 전반에만 4골을 터뜨리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2골 1어시스트로 3골에 관여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벤 데이비스와 교체돼 일찌감치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9.7점을 매겼다. 양 팀 합계 최고점이다. 손흥민과 함께 2골 1도움을 기록한 케인은 9.5점을 받았다.
‘득점 1위’ 손흥민 최다골 페이스
EPL 2라운드 사우샘프턴(9월20일)전에서 데뷔 이래 한 경기 최다골(4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맨유전 2골을 추가, EPL 득점 선두에 올랐다. 올 시즌 6경기 만에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7골-3도움)를 기록할 정도로 매서운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체 공격포인트의 30%를 벌써 달성했다.
손흥민은 2016-17시즌 21골 7도움(EPL 14골 6도움)을, 2018-19시즌 20골 9도움(EPL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20골 고지를 밟았다. 지금 추세라면 최다골도 노릴 수 있다. 결정력도 올라왔고 환경도 갖춰졌다.
EPL 득점왕에 빛나는 ‘스트라이커’ 케인과의 호흡이 절정에 달했다. 둘은 2015-16시즌 이후 26골을 합작했는데 이는 현역 1위다.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올 시즌 들어 케인의 어시스트 능력이 급격히 향상됐다는 점이다. 케인은 지난달 사우스햄턴전에서 손흥민의 4골을 모두 어시스트했다. 맨유전에서도 손흥민 골을 도왔다. 더 이상 골만 넣는 케인이 아니다. 손흥민의 시즌 최다골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요소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지난 시즌 세비야로 임대가 활약하며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왼쪽 풀백’ 레길론의 가세도 ‘왼쪽 측면’에 있는 손흥민에게 큰 힘이 된다. 맨유전에서의 첫 호흡도 괜찮았다.
레길론은 토트넘 데뷔전이었던 첼시와의 경기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공격 가담과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인상적인 활약을 나타냈다. 감각적인 크로스로 라멜라의 동점골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왼쪽 풀백이 잘 올라오지 못해 왼쪽 터치라인 쪽에 붙어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자연스레 체력 소모도 컸다.
이제는 레길론 가세로 손흥민은 측면뿐만 아니라 중앙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골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10월 중순께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가레스 베일의 가세는 더 큰 희망을 품게 한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친정으로 건너온 베일은 슈퍼스타다. 스피드와 침투 능력으로 상대 수비라인을 헤집고 흔들 수 있는 베일의 존재는 케인과 손흥민에게 쏠린 수비수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그만큼 손흥민에게 더 많은 골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