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상대로 승리 거두며 3위 수성 성공
경기 앞두고 손혁 감독 찜찜한 자진 사퇴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1년도 안 돼 전격 사퇴한 키움 히어로즈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승리를 거뒀다.
키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홈경기에서 10-7로 승리했다.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을 승리로 장식한 키움은 74승1무58패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경기에 앞서 키움은 손혁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하면서 충격을 안겼다.
키움에 따르면 손 감독은 지난 7일 NC와의 경기 종료 직후 김치현 단장과 면담을 갖고 감독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이후 키움은 내부 논의를 거쳐 하루 만에 손 감독의 자진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손 감독의 사퇴 발표였다.
키움은 지난해 11월 장정석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손혁 감독과 계약기간 2년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날 자진 사퇴로 손 감독은 한 시즌도 제대로 다 치르지 못하고 키움과 작별을 고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NC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이끌었던 손혁 감독이었기에 최근 부진하긴 했어도 자진 사퇴 결정은 다소 의외라는 분석이다.
키움은 아직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만큼 신속하게 손 감독 후임으로 김창현 퀼리티컨트롤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해 이날 NC전에 나섰다.
다행히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키움 타선이 NC 선발 라이트를 조기 강판시키며 2회에만 9점을 얻어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NC 역시 3회와 4회 6득점을 내며 따라 붙었지만 김창현 대행은 벌떼 불펜을 투입해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특히 김 대행은 10-6으로 앞서던 8회 2사 1,2루 위기를 허용하자 곧바로 마무리 조상우를 올려 4개의 아웃 카운트를 맡기는 과감한 승부수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2이닝 연속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9회 선두 타자 나성범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이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리드를 지켜냈다.
최근 10경기서 3승 7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키움은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4위 LG와 자리를 맞바꾸고, 5위 두산에도 한 게임차로 추격을 허용할 수 있었지만 이날 승리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사령탑 데뷔전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다만 찜찜함을 남긴 사령탑 교체 속에서 키움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두고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