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김종인, 취임 후 처음으로 부산 찾아
부마항쟁 기념식·부산관광협회 간담회 등
내녀 4월 보궐선거 앞두고 바닥 민심 청취
민주, 공천 강행 '가닥'…후보군 '기근'
여야가 내년 4월 7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잡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모양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취임 후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것은 물론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과 함께 부산대 장전캠퍼스에 부마항쟁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부산대 '넉넉한 터'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관으로 열리는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부마민주항쟁은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 지역 학생과 시민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한 민주항쟁으로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 4대 민주항쟁으로 인정받고 있다. 보수정당 대표가 지난 8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도 참석한 건 중도층 민심까지 아우르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참석에 이어 부산관광협회 등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부산 관광·마이스업계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이후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빈민 의료봉사활동을 펼친 '아시아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 기념관을 방문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주요 당직자 20여명과 간담회도 열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부산 방문은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역 민심 청취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가장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였던 김세연 전 의원이 불출마를 못 박으면서, 국민의힘 안팎에선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분위기 속에 후보군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당심과 민심을 보다 더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거 전망에 대해선 별로 걱정을 안 한다"며 "4·15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많은 의석을 차지한 바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내년 보궐선거에서도 그와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부산시장 후보) 적격자가 안 보인다"며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만들 경선 룰은 부산 시민의 여론을 적극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후보군으로는 서병수·조경태·박수영 의원과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現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이진복·유재중·이언주·박민식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김무성 전 대표가 주도하는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특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현역 국회의원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 가덕도 띄우며 민심 잡기 박차
사실상 보궐선거 공천 강행으로 '가닥'
김영춘·김해영 등 거론되지만 후보난 '허덕'
후보군 기근 현상을 겪고 있는 민주당도 바닥 민심 잡기에 한창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의 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민주당은 거듭 가덕도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선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의원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김해공항 확장안(김해신공항안) 문제점 지적 및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주기적으로 가덕도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부산대에 부마민주항쟁 기념관이 건립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민주당 부산시당,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부산대는 함께 간담회를 열고 기념관 건립 추진을 위한 예산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단은 시민과 전문가 중심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기념관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기념관이 지어질 터는 부산대가 제공한다. 민주당은 내년 국회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기념관 설계비를 되살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당초 재단은 2021년도 정부 본예산에 기념관 건립을 위한 설계비 2억 원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해 정부가 받아들였지만 기념관 터가 결정되지 않아 예산이 모두 삭감됐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관계자는 16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 층당 300평~400평 정도로 해서, 3~4층 규모로 지으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민주당 후보군으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김 사무총장의 경우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전주(錢主)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여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나는) 라임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치권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당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자진 사퇴하면서 치러지게 된 보궐선거인 만큼, 공천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당내에선 사실상 공천 강행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