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방미 언급 없는 文…오늘 수보회의서도 가능성 낮아
평화프로세스 동력 美 대선에 좌우…상황 관리 주력할 듯
미국이 북미 대화의 시점으로 내년 도쿄올림픽을 제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상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변수는 내달 3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만큼, 관련 언급을 최소화하되 미국 대선 결과 대비 및 대북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9일 현재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방미에 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의 방미 후에는 관련 구상을 직·간접적으로 제시해왔다는 점에서 이날 오후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언급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보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안전한 소비활동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의 귀국 직후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는 "남북관계가 지금 북미관계 대화의 교착 상태와 맞물리면서 남북관계도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대화를 통해서 협력을 늘려나가려는 노력들은 지속되고 있고, 충분히 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낙관적인 전망을 가지면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청와대가 전날 "서 실장의 이번 방미는 강력한 한미동맹 관계를 쌍방이 재확인했다는 데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건 미국 대선이라는 변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바이든 후보가 톱다운 방식보다는 실무협상을 선호하는 데다, 외교안보라인 구성에만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면서 문 대통령의 임기 내 북미협상 재개는 어려울 수 있다. 도쿄올림픽을 북미 대화 재개의 시점으로 언급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내달 방한도 불투명해진다.
이에 문 대통령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상황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서 실장의 방미도 이러한 취지로 해석된다.